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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은 폭염, 바다는 고수온…시금치 한 달 152%·고등어 1년 7%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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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장바구니 물가, 기후 변수 영향 가능성
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생성한 가상 이미지.
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생성한 가상 이미지.

40도에 육박했던 폭염이 밭의 채소를 말려 죽이고 높은 바닷물 온도가 수산물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다.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에 기후 변수가 타격을 입히는 중이다. 지난 7일 기준 시금치 소매가격은 불과 한 달 만에 152.3% 급등했다. 7월 고등어 소비자물가 역시 1년 전보다 7.0% 올랐다.

 

품목별로 상승 기준은 다르지만 밥상에 자주 오르는 채소와 수산물 가격이 동시에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아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추석 물가 방어에 비상등이 켜졌다.

 

◆ 한 달 만에 두 배 반 뛴 시금치, 잎채소 도미노 가격 상승

 

11일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7일 기준 시금치 소매가격은 100g에 1978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무려 152.3% 오른 가격이다.

 

장바구니 단골 채소들도 일제히 뛰었다. 오이는 10개에 8313원으로 54.8% 올랐다. 애호박은 한 개에 1504원으로 46.6% 뛰었고 청상추는 100g에 1651원으로 41.7% 상승했다.

 

잎이 얇은 채소와 열매채소 가격이 집중적으로 오른 이유는 이례적인 고온 현상 때문이다. 고온은 작물 생육을 방해하고 상품성을 급격히 떨어뜨리는데, 잎채소는 더위에 쉽게 시들고 타들어간다.

 

열매채소도 더위로 꽃이 떨어져 정상 출하할 수 있는 열매 물량 자체가 급감한다.

 

밭에서 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 결과 도매시장 반입량이 줄어들었고 이 공급 부족 현상이 소매가격 폭등으로 즉각 이어졌다.

 

문제는 시금치와 상추처럼 장기 저장이 불가능한 품목은 정부 비축 물량 방출만으로 시장 가격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 전체 물가 2.8% 오를 때 고등어 7.0% 껑충, 수온 상승 나비효과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8% 올랐다.

 

반면 수산물 물가는 3.9% 뛰었고 생선과 해산물 등 신선어개 물가는 4.4% 상승했다. 밥반찬으로 필수적인 고등어는 7.0%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의 2.5배를 기록했다.

 

고등어 가격 상승은 여름철 고수온 현상과 국내외 어획 부진이 겹친 결과다. 여기에 노르웨이 어획 쿼터 축소와 환율 상승이 수입 단가를 높였고 여름철 금어기와 휴어기까지 맞물려 가격을 밀어 올렸다.

 

주목할 부분은 해양 환경의 급격한 변화다. 6월 평균 동해 표층 수온은 21.6도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1.4도나 높았다.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뜨거워진 바다는 어종의 이동 경로를 북상시키거나 분산시킨다. 또한 양식 생물의 스트레스를 높여 집단 폐사 위험을 키운다.

 

가뜩이나 불안정한 수산물 공급망에 고수온 기후 변수가 덮치며 밥상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하는 것이다.

 

◆ 닭 오리 90만 마리 폐사, 당장 물가 타격은 제한적

 

폭염으로 인한 1차 산업 피해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일까지 공식 집계된 폭염 폐사 가축은 총 90만1602마리에 달한다.

 

이 가운데 95% 이상이 더위에 갇힌 닭과 오리 같은 가금류로 확인됐다. 고수온 여파로 폐사한 양식어류 역시 86만4497마리로 집계되며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다만 대규모 폐사가 곧바로 축산물 소비자가격 급등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정부는 현재 가축 폐사 규모가 2025년 같은 시기의 55%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 사육 두수 대비 피해 비중이 작아 당장의 축산물 수급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장바구니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핵심 품목은 축산물이 아닌 기후에 즉시 타격을 받는 노지 채소와 수산물이다.

 

실제 국내 농업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폭염 일수와 열대야 지속 기간이 평년 대비 길어질수록 노지에서 재배되는 잎채소류의 단위 면적당 수확량은 30% 이상 급감하는 뚜렷한 반비례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 비축으로 못 막는 채소 수급 비상, 추석 물가 덮칠까 노심초사

 

정부는 현재 농수산물 품목별 특성에 맞춘 수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5월20일부터 7월15일까지 명태 5500t, 고등어 1000t, 오징어 900t, 갈치 600t 등 총 8000t의 정부 비축 수산물을 시장에 방출했다.

 

가격 상승폭이 큰 고등어는 별도의 수급 점검반을 가동하고 노르웨이산 물량 약 2000t을 신속히 확보해 방어에 나서고 있다.

 

농산물 분야도 폭염 가뭄 특별관리기간을 운영하며 생육 관리와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비축 방출로 공급을 채울 수 있는 품목과 그렇지 않은 품목 간의 정책 효과 차이가 뚜렷하다.

 

한편 올하반기 물가의 가장 큰 고비는 다가오는 추석 명절이다. 제수용 과일인 사과와 배는 아직 본격적인 수확기가 오지 않아 올해 작황을 단정하기 이르지만 가을 초입까지 폭염이 길어지면 상품성을 갖춘 특품 출하 물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명절 특수로 수요가 증가하는 시점에 공급 물량이 얇아지면 체감 물가 변동 폭은 커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