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저가 공세’ 中 때린 트럼프… K 태양광 경쟁력 되찾을 호기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美 ‘폴리실리콘 추가관세’ 여파

미국 폴리실리콘 단가 10∼15% ↑
사실상 중국업체 견제 위한 조치
고전하던 한국 태양광 반사이익

OCI 영업익 1000억원 상승 효과
미국 내 공장 한화도 이익 늘어나

오랜 적자를 벗어나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국내 태양광 업계가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견제’ 정책 수혜를 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태양광 제품의 미국 시장 진출을 막기 위해 각종 규제와 관세 정책을 연달아 도입한 덕에 반사이익을 얻는 것이다. 동남아산 태양광 제품 반덤핑 관세와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UFLPA)에 따른 중국산 폴리실리콘 수입금지에 이어, 무역확장법 232조의 폴리실리콘 파생 제품 추가 관세까지 더해지면서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중국 업체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한국 업체의 경쟁력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11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는 태양광 핵심원료인 폴리실리콘 파생상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폴리실리콘 파생 상품에는 15% 관세가 추가된다. 동시에 미국 정부는 폴리실리콘과 잉곳(폴리실리콘으로 만든 원통형 덩어리), 웨이퍼, 태양광 모듈에 ‘최저수입가격(MIP)’을 매겼다. 태양광 관련 제품을 수입한 뒤 미국에서 유통하는 수입업자는 반드시 최저수입가격 이상으로 물건을 사들이고 판매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포고령을 발표한 표면상 이유는 ‘미국산 태양광 산업 보호’이지만, 실제로는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포고령으로 피해를 보는 곳 대다수가 미국에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태양광 제품을 판매하는 중국 업체인 데다 비중국 업체의 손해는 적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업체들은 이번 조치로 오히려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세계 각지의 공장에서 막대한 물량을 뽑아내 미국 시장에서 ‘저가 공세’를 펼치던 중국 업체들은 더 이상 싼값에 물건을 팔 수 없게 됐다. 태양광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판매하는 OCI홀딩스는 부담 없이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이번 조치로 미국 내 폴리실리콘 제품의 판매 단가(ASP)는 10~15% 오를 것으로 보인다. 판매 단가가 오르면 OCI홀딩스는 약 1000억원의 영업이익 상승 효과를 누리게 된다.

 

한화솔루션은 ‘모듈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포고령이 효력을 얻는 12월 이후 미국의 태양광 모듈 수입량은 감소하고, 평균 모듈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내 8.4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가격이 상승하는 만큼 상당한 이익 증대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대다수 제품을 미국 내 생산시설을 통해 제작해 관세 부담도 없다.

미국의 대중국 태양광 규제가 잇따르면서 국내 업계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태양광 업체의 가장 큰 지원군이란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중국산 태양광에 대한 고강도 규제가 연달아 도입되면서 국내 태양광 업체는 극적인 실적 반등을 이뤄내고 있다.

일례로 미국 정부는 UFLPA를 제정해 중국 최대 폴리실리콘 산지인 신장위구르지역 제품의 수입을 금지시켰다. 중국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을 사실상 틀어막은 것이다. 이에 중국 업체들이 동남아시아 지역에 공장을 건설해 우회 수출을 시작하자 미국 상무부는 올해 2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인도·인도네시아·라오스산 태양광 제품에 대해 103~249%에 달하는 고율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매겼다. 미국 정부가 중국 업체들을 막는 동안 국내 업체들의 실적은 가파르게 치솟았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3065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200% 상승했다. 지난해 2분기 803억의 영업손실을 낸 OCI홀딩스는 올해 1080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