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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서·논술형 수능 채점?… 공정성 ‘최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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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위, 개편안 순회 토론 돌입

교사별 점수 달라지고 업무 부담
당국 AI 채점 추진엔 시기상조”
“사교육 시장 벌써 과열” 우려도

국가교육위원회가 11일부터 대입제도 개편안 공론화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 방안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대 쟁점은 채점의 공정성이다. 교육당국은 인공지능(AI) 채점을 통해 일관성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지만, AI 오류 및 평가 책임 논란과 사교육 시장 확대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1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 쌍촌동 상일여자고등학교 3학년4반 교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있다. 뉴스1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1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 쌍촌동 상일여자고등학교 3학년4반 교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있다. 뉴스1

국교위는 이날 인천광역시교육청을 시작으로 ‘미래 대입 제도 방향 현장 순회 토론회’에 나섰다. 토론회는 20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26일 대구광역시교육청으로 이어지며, 지역 학생과 학부모, 교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다.

1부는 ‘미래 사회를 대비한 대입제도 방향’(김동진 인천 동산고 교사)과 ‘AI 시대의 평가’(이민석 국민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를 주제로 전문가 발제가 진행되고, 2부에선 참석자들이 소그룹별 토의를 한다. 국교위는 충청권 등 권역별 토론회와 국민참여위원회 숙의, 온라인 의견수렴 등을 거쳐 개편안을 마련한다. 개편안은 10월 말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에 반영한 뒤 내년 3월 최종 발표한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시험을 치르는 2033학년도 대입부터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개편안의 핵심 중 하나는 서·논술형 평가 도입이다. 교육당국은 기존 수능의 오지선다형 출제 구조만으로는 미래 사회에 필요한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국교위 국민참여위원회 조사에서도 733명 가운데 198명(27%)이 ‘과정중심·서술형 평가 전환 및 입시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189명(25.8%)은 ‘사고력·문제해결 중심 학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채점의 공정성 문제다. 서·논술형의 경우 동일한 답안이라도 채점 기준과 주체에 따라 점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의 채점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도 부작용으로 거론된다. 앞서 2018년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당시에도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이 논의됐으나 교사 평가 역량과 사교육 유발 등 이유로 실제 도입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교육당국은 AI 채점를 통해 이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민석 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이미 경기 ‘하이러닝’, 서울·부산·인천 등 ‘채움AI’ 등 여러 시·도교육청에서 AI 채점 시스템을 도입 중”이라며 “AI는 보조 도구일 뿐 최종 확정 주체는 교사와 평가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가 근거를 제시하고 교사가 검토·확정한 뒤 이의제기까지 3중 안전망을 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AI의 채점 오류 시 누가 책임질지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전교조는 “평가의 공정성, AI 오류 책임, 교사의 최종 판단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교육발전 계획 수립을 위한 현장 토론회 '국민과 함께 그리는 미래 대입제도'가 11일 인천 남동구 콜라보마이스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교육발전 계획 수립을 위한 현장 토론회 '국민과 함께 그리는 미래 대입제도'가 11일 인천 남동구 콜라보마이스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사교육 시장 확대에 대한 경고도 잇따른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최근 논평에서 “일부 교육청의 논술 강화 움직임에 초등 문해력·독서·글쓰기 학원부터 손글씨 교정까지 관련 사교육 수요가 벌써 들썩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험생 혼란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교총은 “지난해 도입된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의 결과와 부작용을 충분히 확인하기도 전에 서·논술형 도입 등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 학교현장의 혼란, 사교육 확대 등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