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유전자를 거의 공유하는 일란성 쌍둥이라도 커피를 마시는 습관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적 요인이 어느 정도 작용하지만 개인별 환경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이정은 교수와 조민수 연구원, 중앙대 식품영양학과 윤지영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한국인 쌍둥이를 대상으로 커피·차 음용과 카페인 섭취에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각각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행동유전학’(Behavior Genetics)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한국인 유전체 역학 조사사업(KoGES)의 ‘건강한 쌍둥이 연구’에 참여한 30세 이상 쌍둥이 1106명을 분석했다. 일란성 쌍둥이 456쌍과 이란성 쌍둥이 97쌍 등 모두 553쌍으로, 참가자의 평균 나이는 약 38.6세였다.
쌍둥이 연구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구분해 추정하는 방법이다.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정보를 거의 100% 공유하는 반면, 이란성 쌍둥이는 평균적으로 약 50%를 공유하기 때문에 두 집단의 행동 차이를 비교해 유전적 요인의 기여도를 추정할 수 있다.
분석 대상자의 약 88%는 현재 커피를 마시고 있었으며, 약 78%는 차를 마셨다. 하루 평균 카페인 섭취량은 약 64.9㎎이었다.
연구진이 일란성과 이란성 쌍둥이의 커피 음용 여부를 비교한 결과, 커피 음용 개인차 가운데 유전적 요인이 설명하는 비율인 유전력은 29%로 추정됐다. 나머지 71%는 개인별 환경 차이와 측정오차 등을 포함한 고유환경 요인으로 설명됐다.
차 음용에서는 유전적 영향이 더 낮았다. 차 음용 여부의 유전력은 11%, 고유환경 요인의 영향은 89%로 나타났다.
전체 카페인 섭취량에서도 유전력보다 환경 요인의 영향이 컸다. 고섭취군과 저섭취군으로 나눠 분석했을 때 유전력은 27%, 고유환경 요인은 73%로 나타났으며, 카페인 섭취량을 연속적인 수치로 분석했을 때 유전력 추정치는 17%였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유전력은 개인의 커피 음용 습관 가운데 29%가 유전자로 결정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특정 연구집단에서 관찰되는 사람 간 차이 가운데 유전적 차이가 어느 정도를 설명하는지를 나타내는 통계적 개념이다. 고유환경 요인에도 개인별 생활환경뿐 아니라 측정오차가 포함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카페인 섭취 관련 쌍둥이 연구가 주로 서구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연구진이 파악한 범위에서는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커피 음용과 전체 카페인 섭취의 유전력을 분석한 첫 연구다.
이번 연구는 커피를 마시는 습관에 유전적 배경이 일정 부분 관여하지만, 유전만으로 개인의 커피·카페인 섭취 행동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커피 음용에서는 유전적 요인보다 개인별 환경 요인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