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도내 시·군의 반도체 기업에서 발생하는 법인지방소득세를 나누는 ‘공동세원화’를 추진하면서 거점 도시들이 “시·군 곳간을 털어 도의 재정 실패를 메우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도가 ‘7조원대 채무’를 이유로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 뒤 세제 개편 구상을 내놓자 관련 시·군과의 갈등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이 같은 세입 개편안은 도의 의지나 조례 개정 아니라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국회가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이상일(사진) 용인시장은 10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도가 31개 시·군의 법인지방소득세 절반을 가져가려 한다면 거대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 시장은 도가 민선 7·8기부터 누적된 현금성 지원 사업 등 자체적인 세출 구조조정에 먼저 나서는 게 순서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가 생색을 내는 현금성 사업의 경우 총사업비의 70%를 시·군에 떠넘기고 있다”며 비용 분담 구조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문제는 도의 행정이 ‘이중 불이익’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가 최근 시·군에 통보한 ‘2027년도 도비보조사업 차등 보조율’에 따르면, 반도체 거점 도시인 용인·화성·이천의 보조율은 기준(30%)에서 20%포인트나 깎인 10%로 최저 수준에 묶였다.
재정력이 높다는 이유로 사업비의 90%를 시·군 스스로 부담하게 하면서,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법인지방소득세의 절반가량을 가져가겠다는 모순된 태도를 보이는 셈이다.
반도체 기업을 품은 시·군의회도 반발하고 있다. 배지환 수원시의원은 “수원시가 지난 4년간 재정난으로 긴축재정을 견뎌올 때는 외면하더니,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늘자 기다렸다는 듯 공동재원화를 들고 나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임채덕 화성시의회 부의장과 진재훈 이천시의원 역시 “도로·용수·전력 등 인프라 구축과 환경 오염, 주민 민원 부담을 온전히 감당해 온 기초단체의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며 재분배 구상의 중단을 촉구했다.
평택시발전협의회도 반도체 생산시설에 따른 지역의 비용과 행정 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세수 재분배라며 공동세원화 논의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