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한 달여 앞둔 15∼17일 사흘 연휴는 사실상 올해 첫 벌초 주말이다. 벌에 쏘여 응급실을 찾는 사람이 가장 많은 때가 바로 주말 낮이어서, 연휴 벌초 계획은 시간대와 차림부터 정하고 나서는 편이 안전하다.
◆ 5년간 3405명 실려 가고 15명 숨졌다
12일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말 조사한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 분석을 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벌에 쏘여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3405명이다. 이 가운데 77명이 입원했고 15명이 숨졌다.
시기는 7∼9월에 71.9%가 몰렸다. 요일로 보면 토·일요일이 46.3%였고, 시간대는 낮 12시부터 오후 6시 사이가 가장 많았다. 이번 연휴에 산소를 찾는 시간대와 그대로 겹친다.
연령대는 60대가 27.0%, 50대가 21.4%로 가장 많았다. 벌초와 밭일을 도맡는 세대에 사고가 쏠려 있다는 뜻이다.
119 구급대 기록도 같은 흐름이다. 소방청이 최근 3년간 이송 현황을 분석한 결과 8월에 1880명, 9월에 2040명이 벌에 쏘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같은 기간 벌에 쏘인 뒤 심정지에 이른 환자는 66명이었다.
◆ 건수는 5분의 1인데 입원은 뱀물림이 많다
같은 조사에서 뱀물림은 665건으로 벌 쏘임의 5분의 1 수준이었다. 그러나 입원율은 60.2%로, 물린 사람 10명 가운데 6명이 입원했다.
뱀물림도 9월에 24.7%로 가장 많았다. 상황별로는 농작물 수확이나 풀 뽑기 같은 작업 중에 물린 경우가 28.4%였다. 벌초는 풀숲에 손과 발을 그대로 들이미는 작업이어서 두 사고가 한자리에서 겹친다.
◆ 밝은 옷과 장화, 벌집을 봤다면 머리부터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벌 쏘임과 뱀물림은 7∼9월 발생 빈도가 높아 각별히 주의해야 하며, 등산 혹은 제초 작업이나 밭일을 하는 경우 긴소매 옷을 입고 장갑·장화를 착용하는 등 예방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옷은 검은색 등 어두운 계열보다 밝은 색이 낫다. 향수나 달콤한 향의 화장품, 단 음료도 벌을 부른다. 예초기를 쓴다면 안면보호구와 장갑, 발목을 덮는 신발을 함께 갖춰야 한다.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팔을 휘젓지 말고 머리를 감싼 채 신속히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 벌집을 직접 제거하려 하지 말고 119에 신고하면 된다.
쏘인 뒤에는 침이 남았는지 확인해 밀어내듯 빼내고, 깨끗한 물로 씻은 다음 냉찜질한다. 호흡곤란이나 어지럼증, 전신 두드러기, 의식 저하가 나타나면 아나필락시스를 의심해야 한다. 이때는 지켜보지 말고 곧바로 119에 신고하는 것이 원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