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현장에서 발굴한 가축분뇨 연료화 규제 애로를 규제 샌드박스(유예) 실증으로 해결하고 관련 법령 개정을 이끌면서 축분 에너지화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12일 전북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30일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공포하고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개정은 전북도가 2023년부터 추진한 ‘우분 고체연료화 규제샌드박스’ 실증 과정에서 확인한 현장 가능성과 제도 개선 필요성이 중앙정부의 법령 개정으로 이어진 것이다.
개정안 시행으로 전북에서 추진한 지역 실증 모델이 전국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제도로 확대되면서 가축분뇨 처리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규제가 완화되고 축분을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우선 가축분뇨와 농작물 부산물 등 보조 원료를 혼합해 고체연료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제한됐던 원료 혼합이 허용되면서 콩대·옥수숫대·왕겨 등 농작물 부산물과 커피 찌꺼기, 초본류, 톱밥, 폐목재류 등을 가축분뇨와 섞어 사용할 수 있다. 혼합 비율은 가축분뇨 60% 이상, 보조 원료 40% 미만이다. 폐목재류는 접착제나 페인트 등이 사용된 것은 제외하고 댐 부유물 수거나 가로수 전정 등 공익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범위를 제한했다.
고체연료 생산 방식도 현장 여건에 맞게 합리화됐다. 분진 발생과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적정 조치를 전제로 펠릿 성형 공정을 거치지 않고도 연료를 생산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가축분뇨만으로 만든 고체연료의 발열량 기준도 기존 1㎏당 3000㎉에서 2000㎉로 완화했다.
허가와 신고 절차도 정비됐다. 배출시설 설치와 처리업 허가를 신청할 때 고체연료 생산계획과 원료 성분, 보조 원료 혼합비, 고체연료 보관 방안, 사용시설 확보 및 공급 계획 등을 제출하도록 했다. 시설 허가 과정에서는 연료 성분 기준 준수 여부와 생산된 연료의 적정 사용 여부를 검토하도록 했다.
이번 제도 개선에는 전북도의 현장 실증과 데이터 확보가 핵심 역할을 했다. 전북도는 2024년 6월부터 2028년 6월까지 산업융합 규제 특례를 활용한 규제 샌드박스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주김제완주축협 김제자원순환센터에서 진행한 실증을 통해 한국남동발전 여수발전소에서 우분 고체연료와 석탄을 혼합해 연소하는 210t 규모의 혼합 연소 실증에 성공하면서 가축분뇨 기반 고체연료의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전북도는 제도 개선 건의에서 현장 실증, 데이터 확보, 법령 개정으로 이어진 이번 사례가 지역 현장의 규제 애로를 실증으로 해결하고 국가 제도로 확산한 규제 혁신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2023년 규제혁신 대통령 표창과 2024년 지방규제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원택 전북도지사는 “이번 가축분뇨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은 전북이 현장의 규제 애로를 직접 확인하고 규제샌드박스로 실증해 해법을 만들어낸 결과”라며 “앞으로도 규제샌드박스를 적극 활용해 지역 현안과 난제를 풀고 그 성과를 국가 제도로 안착시키는 규제혁신 플랫폼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