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로 사진관은 세계일보 사진부 기자들이 만드는 코너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눈으로도 보고 귀로도 듣습니다. 간혹 온몸으로 느끼기도 합니다. 사진기자들은 매일매일 카메라로 세상을 봅니다. 취재현장 모든 걸 다 담을 순 없지만 의미 있는 걸 담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조금은 사심이 담긴 시선으로 셔터를 누릅니다. 다양한 시선의 사진들을 엮어 사진관을 꾸미겠습니다.
107년 전 태극기가 숨겨졌던 칠성각 앞 미국과 멕시코, 카자흐스탄에서 온 후손들이 태극기 모형을 들어 올렸다. 벽 속에 감춰야 했던 깃발이 이날은 스물여섯 명의 손에 들렸다.
서울 은평구 진관사(주지 법해스님)는 12일 ‘국외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 환영행사’를 열었다. 국가보훈부 초청으로 국내에 머물고 있는 미국·중국·멕시코·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5개국 후손 26명과 보훈부 관계자 등 39명이 함께했다.
후손들이 만세를 외친 칠성각은 ‘서울 진관사 태극기’가 발견된 곳이다. 2009년 5월 칠성각을 해체·복원하는 과정에서 불단 안쪽 벽체에 독립신문류 19점과 함께 싸여 있던 태극기가 나왔다. 함께 나온 신문의 발행 시기로 미뤄 3·1운동이 일어나고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 즈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학계는 태극기를 숨긴 인물로 당시 진관사 승려였던 백초월 스님 혹은 그와 가까운 승려를 지목한다. 일장기 위에 태극 문양을 덧그린 것으로, 2021년 보물로 지정됐다.
일행은 대웅전과 칠성각, 장독대를 둘러보고 실물 태극기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어 진관사 한글길과 북한산길을 걸어 전승관으로 이동해 태극기 발견 당시 상황과 진관사수륙재, 사찰음식을 소개하는 영상을 관람했다.
90년을 벽 속에 있던 태극기다. 그 앞에 선 후손들은 깃발을 감추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