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열기가 뜨겁다. 올 시즌 KBO리그는 두 경기 중 한 경기꼴로 매진을 기록하며 관중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누적 관중도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900만명을 넘어섰다. 2024년 사상 처음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데 이어 지난해 1200만 관중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새로 쓴 프로야구는 올해 또 한 번 기록 경신을 바라보고 있다. 사상 첫 1300만 관중 시대가 열릴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전날 잠실·고척·문학·광주·창원에서 열린 2026 KBO리그 5경기에는 모두 6만7134명이 입장했다. 이로써 올 시즌 누적 관중은 904만9365명으로 늘었다. 505경기 만에 900만 관중을 넘어선 것이다. 역대 가장 빠른 기록이다. 종전 최소 기록은 지난해 528경기로, 올해는 이를 23경기 앞당겼다. 100만 관중부터 900만 관중까지 모든 구간에서 역대 최소 경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폭염 브레이크’를 마치고 리그가 재개된 첫날 900만 관중을 돌파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무더위에도 관중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후반기 흥행에도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올해 흥행세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는 매진 경기 수다. 505경기 가운데 260경기가 매진됐다. 전체의 약 51%로, 두 경기 중 한 경기꼴이다.
구단별로는 한화가 41회로 가장 많은 매진을 기록했다. 삼성이 40회, LG가 36회로 뒤를 이었다. 특정 구단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구단의 홈경기에서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좌석점유율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올 시즌 리그 평균 좌석점유율은 86.5%에 달한다. 삼성은 99.3%로 사실상 매 경기 좌석이 가득 찬 수준을 보였고, 한화 98.4%, LG 95.8%로 3개 구단이 90%를 넘겼다.
평균 관중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792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6904명보다 약 6% 늘었다. 누적 관중 증가뿐 아니라 경기당 관중 동원력도 지난해보다 강해졌다.
구단별 누적 관중에서는 LG가 118만3556명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은 114만4271명으로 LG를 바짝 추격했고, 두산 베어스도 106만7273명으로 100만 관중을 넘어섰다. 롯데 자이언츠 역시 97만9127명을 기록하며 100만 관중 돌파를 눈앞에 뒀다. 평균 관중에서는 삼성이 2만3352명으로 가장 많았다. LG가 2만2761명으로 2위, 두산이 2만1345명으로 3위에 올라 3개 구단이 경기당 평균 2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프로야구 흥행이 더욱 주목받는 것은 관중 규모가 불과 몇 년 사이 가파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2024년 처음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데 이어 이듬해 곧바로 1200만 관중을 돌파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23경기 빠르게 900만 관중에 도달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현재와 같은 관중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잠실돔 공사 문제로 내년부터 LG와 두산이 잠실구장 대신 리모델링한 잠실 주경기장을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 관중 증가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잠실구장보다 실제 운영 좌석이 줄어들 예정인 만큼 올해가 당분간 관중 규모의 정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김선우 MBC 스포츠플러스 야구 해설위원은 “최근 프로야구 흥행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 각 구단의 팬덤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관중 시장 자체가 커진 결과”라며 “젊은 스타 선수들의 탄생과 여성 팬들의 유입에 굿즈·먹거리·이벤트 등이 더해지면서 야구장 자체가 하나의 놀이·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에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경기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성격이 강했다면, 지금은 야구를 잘 몰라도 응원과 먹거리, 다양한 이벤트를 즐기기 위해 찾는 팬들이 많아졌다”며 “각 구단이 팬들과 접점을 넓히고 경기장 안팎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낸 것도 관중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순위 경쟁이 흥행 열기를 이어가는 데 중요한 변수라고 봤다. 그는 “올 시즌 초반에는 순위 싸움이 촘촘했지만 최근 팀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관중 동원력이 큰 구단들이 순위 경쟁을 어떻게 펼치느냐에 따라 1300만 관중 달성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