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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실행·책임 공방으로 막판 ‘눈도장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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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주자 발언 분석해보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金·宋은 ‘보완’… 鄭 ‘金 책임론’
보완수사권 폐지 한목소리 속
누가 먼저 추진·제동 놓고 논쟁
혁신당 합당엔 모두 입장 갈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3인의 정책 경쟁은 ‘노선’보다 ‘실행력·책임론’ 대결로 압축됐다.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는 세 후보 모두 추진 필요성에 동의한 채 송영길 후보는 ‘실무 경험’(기호순), 정청래 후보는 ‘속도’, 김민석 후보는 ‘조율’을 앞세워 누가 더 잘 추진할지를 겨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김·송 후보가 거래 중단보다 보완에 무게를 둔 반면 정 후보는 정책 자체의 문제와 김 후보 책임론을 파고들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역시 보완수사권 폐지에는 한목소리를 냈지만 누가 먼저 추진했고 누가 제동을 걸었는지를 두고 충돌했다. 조국혁신당 합당 문제에서만 추진 시기를 놓고 세 후보의 차이가 뚜렷했다.

 

본지는 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지난 1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순회경선 10차례 정견 발표와 12일 SBS TV토론회까지 4차례 TV토론회 등 총 14회의 공식 발언을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왼쪽부터)·정청래·김민석 당 대표 후보가 각각 12일 서울 양천구 SBS 목동 스튜디오에서 열린 TV 토론회에 참석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왼쪽부터)·정청래·김민석 당 대표 후보가 각각 12일 서울 양천구 SBS 목동 스튜디오에서 열린 TV 토론회에 참석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메가 ‘실행력’·ETF ‘책임’ 강조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밝힌 3대 메가프로젝트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경선 후반부로 갈수록 주요 정책 쟁점으로 부상했다.

 

지난달 29일 1차 TV토론에서는 세 후보 모두 사업 필요성에 동의하는 데 그쳤지만, 지난 10일 KBC광주방송 토론에서는 전력·물 공급, 인력 확충, 기업 협의 등 세부 지원을 놓고 각자의 경력을 실행력의 근거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각 부처와 중앙정부, 지방정부, 국회를 조율하는 역량이 필요하다”며 국무총리 경험을 내세웠다. 정 후보는 “생명은 속도전이고, 속도전 하면 정청래”라며 신속한 추진을 강조했고, 송 후보는 인천시장 경험을 들어 “누가 당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진행 속도와 성과가 달라진다”고 했다. 12일 마지막 토론에서도 김 후보는 광주·전남 메가프로젝트의 ‘초고속’ 추진과 전북 별도 성장플랜을 제시했고, 정 후보는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관련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약속했다.

 

레버리지 ETF를 두고는 대응책보다 책임 소재를 둘러싼 충돌이 거셌다. 김 후보와 송 후보는 거래 중단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정 후보는 “일단 거래를 중단하고 대책을 세우자”는 입장을 유지했다. 12일 토론에서 김 후보는 해당 시행령이 처리된 국무회의를 자신이 주재한 사실을 밝히며 “우려했던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도 즉각적인 거래 중단에는 선을 그었다. 송 후보도 정책이 “성급한 면이 있었다”고 사과했지만 예탁금 상향 뒤 시장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정 후보는 단일종목 ETF를 “뜨거운 아이스크림처럼 형용모순”이라고 비판하며 김 후보 책임론을 제기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에서는 정책 차이보다 처리 과정의 주도권이 쟁점이 됐다. 세 후보 모두 보완수사권 폐지가 자신의 일관된 원칙이었다고 강조해 왔다. 지난달 31일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에는 누가 먼저 폐지를 추진했는지를 두고 공방이 이어졌다. 12일에도 김 후보는 정부와 청와대가 4월부터 폐지를 요구했는데 정 후보가 처리를 미룬 것 아니냐고 따졌고, 정 후보는 정부가 기다려 달라고 했다며 자신이 정부안과 당원 요구를 조율했다고 반박했다.

◆합당은 정 ‘속도’·김 ‘숙의’·송 ‘1년 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합당 문제에서는 후보별 입장이 가장 뚜렷하게 갈렸다. 정 후보는 “합당을 빨리 추진하자”며 조속한 통합을 주장했다. 김 후보는 “상호 토론으로 합당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당내 숙의를 전제로 했고, 송 후보는 “혁신당과 통합 문제는 1년 뒤로 미뤄야 된다”고 선을 그었다. 12일 토론에서도 송 후보는 향후 1년간 2030세대와의 소통에 집중한 뒤 총선을 앞두고 합당을 논의하겠다고 했고, 정 후보는 통합·연대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후보들은 당권을 잡으려면 강성 지지층 목소리에 호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이 원하는 걸 ‘내가 더 빨리 하려고 했다’고 강조하려고 정책은 결이 같은 얘기만 하고, 지엽적인 선명성 경쟁만 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