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우량하거나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선별한 코스닥 상장사들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가 재무건전성과 성장성 등을 따져 우량·벤처기업부로 분류하고, 기술력 등을 인정해 라이징스타로 선정한 기업들이 최근 시가총액 및 주가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 지정우려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일률적인 퇴출 기준 때문에 코스닥 활성화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손실 위험에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률적 퇴출 기준 적용에 ‘혼란’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상장폐지 기준 강화 이후 관리종목 지정우려를 받은 코스닥 상장사는 총 88곳이다. 이들은 모두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또는 주가 1000원 미만(동전주)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들이다. 이 가운데 11곳은 거래소가 별도 요건과 심사를 거쳐 우량기업부 또는 벤처기업부로 분류한 곳이다.
우량기업부는 △덕신이피씨 △인지디스플레 △체리부로 △서한 △패션플랫폼 등 5곳, 벤처기업부는 △쎄노텍 △우듬지팜 △모비데이즈 △누보 △모바일어플라이언스 △케스피온 등 6곳이다. 아울러 코스닥 라이징스타 제도를 통해 2022~2023년 2년 연속 선정된 랩지노믹스도 주가가 1000원 아래로 떨어져 관리종목 지정우려를 받았다.
랩지노믹스는 30일 연속 주가가 1000원 미만이어서 결국 12일 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 지정을 받았다. 거래소는 랩지노믹스 포함 시가총액 미달과 동전주에 해당하는 총 36개 상장사(코스피·코스닥 합산)를 관리종목에 지정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소속부와 라이징스타 선정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두 제도 모두 코스닥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소속부는 거래소가 기업규모와 재무요건, 시장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상장사를 분류하고, 라이징스타는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별도로 선별한다. 따라서 특정 기업이 중견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이동하거나 라이징스타로 선정되면 시장에서는 거래소가 해당 기업의 경쟁력과 성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관리종목 지정우려를 받은 상장사 중엔 경영 실적이 안정적인 곳도 적지 않다. 건설업체 서한은 지난해 매출 6452억원, 영업이익 626억원, 순이익 291억원을 기록했고 패션플랫폼도 매출액 979억원, 영업이익 89억원, 순이익 63억원을 거뒀다.
아울러 관리종목 지정우려만으로 당장 소속부가 바뀌지 않는 만큼 지정 전까지는 여전히 거래소가 인정한 우량·벤처기업부라는 점도 투자자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본인들이 만든 제도를 부정하고 있다”며 “거래소가 우량하고 기술력이 높은 기업들을 평가하고 투자자들은 이를 믿고 투자했는데, 해당 기업들이 일률적인 기준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거래소가 우량기업부나 벤처기업부를 지정할 때는 기업규모와 재무요건 등을 종합적으로 보는 반면 상장폐지 요건은 주가 1000원 또는 시가총액 200억원이라는 단일한 정량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소속부 제도에 대한 고민이 있어서 세그먼트로의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2월에 발표된 퇴출제도의 개선 목적에는 부실기업의 퇴출뿐만 아니라 실적이 좋아도 주가가 낮고 시총이 오르지 않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주주소통과 자구활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6500선 회복·예탁금은 100조 하회
코스피는 12일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사흘 연속 상승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2일 전장보다 233.51포인트(3.68%) 오른 6579.04로 장을 마쳤다. 오전 11시57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장중 급등세로 인해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8429억원, 5277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한 반면, 개인은 3조1912억원을 순매도했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 거시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삼성전자(6.68%)와 SK하이닉스(5.54%) 등 대형 반도체주로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3원 내린 1415.7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1.07포인트(0.12%) 상승한 858.91로 마감했다.
지수 급등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이어진 조정장으로 증시 주변 자금은 다소 말라붙은 상태다. 1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97조9289억원으로, 올해 2월13일(99조2735억원)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을 밑돌았다.
반면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0조387억원으로 30조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예탁금은 줄어드는 가운데 신용융자가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향후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