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끊었는데 도대체 왜?”
건강검진에서 혈당과 중성지방 수치가 함께 높게 나오면 고기나 튀김부터 의심하기 쉽다. 평소 삼겹살도 잘 먹지 않는데 중성지방이 높다는 사람도 있다.
이럴 때 살펴봐야 할 것이 탄수화물이다. 밥이나 빵, 면을 충분히 먹은 뒤 고구마나 떡, 과일까지 후식처럼 더하는 식습관이 반복되면 자신도 모르게 하루 탄수화물 섭취량이 늘어날 수 있다.
고구마 자체가 문제라는 얘기는 아니다. 밥 대신 적정량을 먹는 것과 밥을 먹고 난 뒤 추가로 먹는 것은 다르다.
◆고구마가 문제?…밥 먹고 또 먹는 ‘총량’ 봐야
탄수화물은 우리 몸의 주요 에너지원이다. 섭취한 탄수화물은 에너지로 쓰이고 일부는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된다. 에너지 섭취가 필요량을 계속 웃도는 상황에서는 일부 탄수화물이 지방산으로 새로 합성돼 중성지방 생성에 이용될 수도 있다.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사 연구에서도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했을 때 간의 지방 신생합성이 증가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남은 탄수화물이 모두 지방으로 곧장 바뀌지는 않는다. 탄수화물 섭취량과 전체 열량, 활동량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밥 한 공기를 먹고 고구마를 후식으로 추가하거나, 식사 사이에 빵과 떡을 반복해서 먹는다면 하루 총탄수화물 섭취량이 예상보다 많아질 수 있다. 단 음료와 과자, 케이크처럼 당류 함량이 높은 식품까지 겹치면 혈당과 중성지방 관리에 더 불리해진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도 당류의 과잉 섭취가 중성지방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당뇨병 환자 70.2% 이상지질혈증 함께 나타나
혈당과 혈중 지질 문제는 따로 떼어 보기 어렵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Dyslipidemia Fact Sheet in Korea 2024’를 보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당뇨병이 없는 정상군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25.2%였다. 당뇨병 전단계에서는 50.7%, 당뇨병군에서는 70.2%로 높아졌다.
여기서 이상지질혈증은 LDL 콜레스테롤 160㎎/dL 이상, 중성지방 200㎎/dL 이상, HDL 콜레스테롤 40㎎/dL 미만이거나 지질강하제를 복용하는 경우 가운데 하나 이상에 해당할 때로 정의했다.
당뇨병이 있다고 반드시 이상지질혈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두 질환은 복부비만, 인슐린 저항성, 식습관, 신체활동 부족 등 위험요인을 공유한다. 혈당과 혈중 지질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탄수화물 65% 이내…‘무엇을 얼마나 먹나’가 중요
탄수화물을 무조건 줄인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제5판은 총탄수화물 섭취량이 하루 에너지 섭취량의 65%를 넘지 않도록 하고, 총당류는 10~20%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식이섬유는 하루 25g 이상 섭취하도록 권고한다. 주식은 통곡물이나 잡곡을 활용하고 채소와 콩류, 생선류를 충분히 먹는 식사도 권한다. 과일 역시 끊는 것이 아니라 생과일 형태로 적정량 먹도록 제시한다.
고구마나 감자를 ‘혈당을 올리는 나쁜 음식’으로 몰아갈 필요는 없다. 밥을 줄이고 고구마를 주식의 일부로 먹는 것과 밥을 다 먹은 뒤 고구마를 후식으로 더하는 것은 전체 탄수화물 섭취량에서 차이가 난다.
◆과일은 통째로…주스는 ‘건강식’이라도 주의
과일을 먹는 방식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당뇨병학회가 발표한 2026년 당뇨병 진료지침은 당뇨병 환자와 고위험군의 식사에서 채소와 통과일, 콩류, 통곡물 등 섬유질이 풍부하고 가공을 덜 한 식품을 강조한다. 주스를 포함한 당 함유 음료는 물이나 저·무열량 음료로 바꾸도록 권고한다.
통과일도 탄수화물이 들어 있는 만큼 무제한으로 먹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과일을 먹지 않는 것보다 종류와 양, 먹는 형태를 함께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도 빠질 수 없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이상지질혈증 관리를 위해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주 5회 30분 이상, 또는 일주일에 150~300분 할 것을 권장한다.
중성지방을 관리할 때 삼겹살 여부만 따져서는 부족하다. 밥과 빵, 면, 떡, 고구마, 단 음료까지 하루 동안 먹은 탄수화물의 총량과 종류를 함께 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