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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전용인데’…수술 안 한 트랜스젠더 제한한 美 찜질방, 6년 공방 끝 대법원행

‘나체공간 사생활 보호’vs‘성 정체성 차별 금지’
대법원 판결 따라 전국적 판례 될지 주목
미국 워싱턴주 린우드에 위치한 올림퍼스 스파 린우드점. 올림퍼스 스파 공식 홈페이지 제공
미국 워싱턴주 린우드에 위치한 올림퍼스 스파 린우드점. 올림퍼스 스파 공식 홈페이지 제공

 

미국 워싱턴주 린우드와 타코마에 위치한 여성 전용 한국식 찜질방이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이의 출입 허용 여부를 두고 주 정부와 벌여온 6년간의 법정 공방이 연방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지난 12일 미국 지역 매체 린우드타임스에 따르면 법률단체 퍼시픽저스티스인스티튜트(PJI)와 얼라이언스디펜딩프리덤(ADF)은 지난 10일 여성 전용 찜질방인 ‘올림퍼스 스파’와 업주 이선경씨를 대리해 연방대법원에 사건 심리를 요청하는 상고허가청원서를 제출했다.

 

올림퍼스 스파는 현지에서 자선·기부 활동으로 알려진 이명운씨 아들이 워싱턴주 린우드와 타코마에서 20년 이상 영업을 이어온 곳이다. 이곳의 대표 서비스는 ‘때밀이’로 이용객들은 개방된 공동 공간에서 나체 상태로 여성 직원에게 세신을 받는다. 

 

논란은 2020년 1월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헤이븐 윌비치가 스파에서 열리는 여성 모임 행사에 참석하고 싶다며 전화로 문의하면서 시작됐다. 이때 그는 “수술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 여성은 다른 고객과 직원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어 이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워싱턴주 인권위원회(HRC)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원회는 성 표현이나 성 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워싱턴주 차별금지법(WLAD)에 의해 올림퍼스 스파의 이용 규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업소 측은 이전부터 성전환 수술을 마친 트랜스젠더 손님의 사용은 허용해 왔으며 나체로 이용하는 여성 전용 공간인 만큼 미성년자 고객을 포함한 다른 이용객의 신체적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수적인 기독교 신앙을 가진 업주 가족은 혼인 관계가 아닌 남녀가 나체로 한 공간에 있는 것은 종교적 신념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주 법무장관실로 사건을 넘길 수 있다는 인권위 조사관의 통보에 스파 측은 2021년 정책 문구를 수정하는 조건으로 우선 합의했다. 그러나 이들은 2022년 3월 종교·표현·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 연방 수정헌법 제1조를 침해당했다며 시애틀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하지만 이들은 지금까지 법적 공방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연방법원이 소송을 기각한 데 이어 제9연방항소법원 역시 2대 1로 주 정부의 손을 들어주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항소법원 재판부의 다수는 올림퍼스 스파에 워싱턴주 차별금지법을 적용하는 것은 수정헌법 제1조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스파 측은 연방 대법원 청원서에서 “한국의 오랜 문화와 신앙을 지키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일궈온 이민자 가족에게 주 정부가 종교적 신념과 고객의 사생활을 포기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미 연방 대법원이 이번 사건의 상고를 받아들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법원이 해당 사건을 받아들인다면 제9연방항소법원 관할인 캘리포니아·오리건·아이다호 등 9개 주에서 비슷한 차별금지 조항을 적용받는 사업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번 판단이 미국 전역의 관련 법 해석에 영향을 미치는 판례가 될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