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사돈 지간인 쿠슈너 일가가 미국프로농구(NBA) 최고 인기 구단인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의 주인이 됐다. 125억달러(약 18조원)라는 역대 최고 금액 인수 계약이긴 하지만, 전 구단주가 이례적으로 10개월여 만에 구단을 재판매한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입김이 닿는 연방수사국(FBI) 수사라는 뒷사정까지 얽혀있는 것으로 알려져 의혹의 눈길도 커지는 상황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월트디즈니 컴퍼니의 전 최고 경영자(CEO)였던 밥 아이거와 벤처 투자자인 조시 쿠슈너는 자산운용사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CEO인 마크 월터로부터 레이커스를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쿠슈너와 아이거는 공동 성명을 통해 “일평생 NBA 팬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스포츠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LA레이커스의 관리를 맡게 돼 매우 영광”이라며 “장기적인 목표는 최고 수준에서 경쟁하고 팀과 팬, LA시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공동 인수자 중 아이거는 디즈니를 약 20년간 이끌어 오며 세계적 미디어그룹으로 키운 경영인으로 대중적으로 더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오랫동안 스포츠 사업에 관심을 보여왔으며, 2024년에는 아내와 함께 여자 축구팀인 앤젤시티FC를 2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더 관심을 끄는 인물은 조시 쿠슈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동생이기 때문이다. 조시 쿠슈너는 최근에는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월드컵의 대회 운영을 전담할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새 영리 법인 ’FIFA 포워드엔터프라이즈‘의 지분을 매수하려 해 논란을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이번 인수에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일정부분 닿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이번 인수는 발표 직후부터 매우 충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 구단주인 월터가 구단을 인수한 지 불과 10개월여 만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서다. 미국 4대 주요스포츠 구단은 대부분 장기 보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NBA 구단의 경우 전 세계에서 단 30개, 야구·미식축구·농구·아이스하키 등 4대 스포츠를 통틀어 봐도 130여개에 불과한 희귀 매물이라 장기보유할수록 수익률이 눈덩이처럼 커지기 때문이다. 일례로 1979년 사업가인 제리 버스는 레이커스를 6750만달러(약 955억원 )에 인수해 지난해 10월 월터에 당시 NBA 구단 역대 최고가인 100억달러(약 14조원)에 매각했는데 수익률이 1만4714%에 달한다. 연평균 수익률로 봐도 17%로 엄청난 고효율 투자다. 이런 고효율 투자 기회를 월터가 불과 10개월 만에 포기한 것이다. 한 스포츠업계 금융 관계자는 CNN방송에 “프리미어 스포츠 프랜차이즈를 1년도 안 돼서 넘기는 사람은 없다. 이런 것은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전 구단주인 월터가 최근 부정행위 혐의로 FBI의 수사를 받고 있어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의 구단주의기도한 월터는 최근 거액의 대출 사기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월터가 소유한 델라웨어 생명보험사들이 월터 본인 또는 그의 지주회사 TWG 글로벌과 연관된 기업들에 총 160억 달러를 대출하면서 관련 당사자 거래를 규정대로 공시하지 않은 의혹에 대해서다. 현재 FBI뿐 아니라 뉴욕 남부연방검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대출 거래 전반으로 조사 범위를 확대해 상황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백악관은 월터에 대한 FBI 수사와 이번 인수가 ‘우연의 일치’라는 입장이지만, 팬들을 중심으로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는 스포츠 업계 사정에 익숙한 인물들까지 포함돼 있다. 스포츠 비즈니스 분석가 조 폼플리아노는 엑스(X)에 “내가 음모론자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여러 스포츠 팀을 소유하고 레이커스의 전체 사업 운영을 재편하던 중이던 인물이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바로 그 시점에 2년 만에 20%의 수익을 남기고 팀을 매각한다는 건 이상해 보인다”고 썼다. 폭스 스포츠와 ESPN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전직 진행자 스킵 베일리스는 이번 매각을 “충격적인 일”이라고 표현하며 “마크 월터가 소유한 두 회사가 탈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을까?”라고 희혹을 제기했다. 그는 “월터는 약 10개월 만에 20억을 벌어들였지만 카우보이스, 양키스, 레이커스 같은 팀은 인수하기가 워낙 어려워서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