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3일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과 주택 공급대책을 놓고 의원총회를 연 가운데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한 우려와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비거주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강화가 30·40대와 수도권 민심을 자극해 내년에 치러질 가능성이 있는 서울시장 재선거와 2028년 총선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다. 일부 의원은 “이대로 가면 폭망한다”, “서울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정부안의 대폭적인 보완을 요구했다. 정부의 공급대책에 대해서도 재정 투입 확대와 기반시설 확충 등 보완 요구가 이어졌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약 2시간20분 동안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주택 공급·금융 대책과 지난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을 논의했다. 한정애 정책위원회 의장이 정부안의 주요 내용을 설명한 뒤 이연희·서영교·전현희·오기형·이소영·김남근 의원 등 12명가량이 자유토론에 나섰다.
토론에서는 세제개편안, 특히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강화 문제를 둘러싼 우려가 집중적으로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보유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까지 투기 수요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 의원은 “‘세금으로 부동산 정책을 하지 않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기조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다”며 세제개편안을 사실상 증세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의원은 비거주 1주택 관련 세제를 그대로 시행할 경우 “149만 1주택자를 정부 정책의 저항자로 만들게 돼 서울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폐기하거나 2028년 총선 이후로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의원들은 세제 문제가 향후 선거에 미칠 영향도 직접 거론했다. 서울 지역 한 의원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른바 ‘한강벨트’ 쪽 의원들은 세제개편안과 관련해 걱정과 우려의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한강벨트’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지금 분위기로는 차기 총선과 서울시장 선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비거주 1주택자를 투기 대상으로 보는 접근이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30·40대를 돌아서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현희 의원도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1가구 1주택은 비거주자들도 보호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향후 선거와 관련해 “위기”라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김영배 의원은 “1주택 비거주 문제를 포함해 보유세는 조금 올리고 양도세는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숫자가 훨씬 많았다”며 “1주택을 거주·비거주로 나누는 것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허영 의원은 초과세수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세제를 손댈 필요가 있느냐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하며 “이대로 가면 ‘폭망’한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공급대책을 두고는 재정 투입과 기반시설 확충을 함께 봐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김영배 의원은 추가세수를 주택 공급에 투입할 필요성을 제기했고, 김남근 의원은 “재정을 5조원 넣으면 주택도시기금을 많게는 15조∼20조원 정도 쓸 수 있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조직 확대와 과감한 재정 투입을 주장했다. 이소영 의원은 과천에 주택 1만호를 추가 공급할 경우 하수처리·교통 등 기반시설이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의총 뒤 “전체적인 취지는 정부안 자체를 완전히 반대한다는 것은 아니고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지역 의원들은 지역 현안에 대해 충분히 현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제개편안에 대해서는 “국민께서 부당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안을 만들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고, 공급대책에 대해서도 “실질적으로 국민 주거 안정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충실하게 숙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