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가 지방세 수입 감소와 복지비 폭증으로 인한 가용재원 고갈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 비상 체제’를 선언했다.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채무 제로’ 기조가 깨진 상황에서, 총 594억원 규모의 대형 신규 사업들을 전면 중단하고 과감한 예산운용 대혁신에 돌입한다.
김용판 대구 달서구청장은 13일 구청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지방세 수입 감소와 사회복지비 의무 매칭 폭증으로 구 재정 압박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재정 비상 체제 전환을 공식 발표했다.
달서구의 올해 예산은 1조원을 넘어섰으나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용재원은 바닥난 상태다. 자체 재원 능력을 나타내는 재정자립도는 17% 선까지 하락했다. 한해 살림을 살고 남은 예산인 순세계잉여금은 지난해 147억원으로 집계돼 2021년(556억원) 대비 73.6% 급감했다.
재정 충격에 완충 역할을 하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잔액도 겨우 3억원에 불과하다. 결국 달서구는 지난해 송현2동 청사와 보훈회관 건립을 위해 60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하며 오랜 ‘채무 제로’ 기조마저 깨지게 됐다. 달서구는 재정 비상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막대한 건립비와 향후 운영비 적자가 예상되는 달성습지 에코전망대(330억원), 달서별빛천체과학관(199억원), 달서생태관(65억원) 등 총 594억원 규모 대형 신규 투자 사업의 추진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단순 소비형∙노래자랑식 축제는 통폐합 및 과감히 정리하고 성과가 미흡하고 효율성이 낮은 56개 사업 대상으로 사업 일몰제를 시행한다. 선돌보도교, 벽천분수, 바위정원 등 보여주기식 경관 사업도 지양하기로 했다. 공모사업 유치 구조도 개혁한다. 기존의 외형적 재원 확보 위주 방식에서 탈피해 구비 부담과 완공 후 운영비까지 따지는 엄정한 사전 재정영향평가를 실시해 파급효과가 입증된 사업만 추진할 방침이다. 구조조정을 통해 절감한 예산은 도심 그늘막이나 미세먼지 차단 숲 등 주민 체감이 높은 생활밀착형 사업에 집중 투입한다.
달서구의 올해 사회복지 예산은 8678억원으로 전체 구 재정의 73.29%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비중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세입은 줄어드는데 고령화와 복지 대상자 확대에 따른 의무 매칭 구비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구청장은 “지자체의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이런 복지비 폭증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데 명확한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이에 중앙정부와 대구시에 복지사업의 구비 부담 비율 재조정, 지방교부세 법정교부율 상향, 자치구에 대한 보통교부세 직접 교부 제도 개선, 국가 차원의 민생안전 지원 사업 전액 국비화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다만 달서구는 강도 높은 긴축 재정 기조 속에서도 어르신, 장애인, 취약계층을 위한 필수 복지 예산과 구민의 생명∙안전을 지키는 예산은 최우선으로 보호하겠다는 확고한 원칙을 밝혔다.
김 구청장은 “뼈를 깎는 혁신으로 미래 세대의 부담을 줄이고, 공직사회부터 솔선수범해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 의지를 재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