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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만 잘한 줄 알았더니…50억 날린 양준혁, ‘부동산 승부사’ 반전 [권준영의 머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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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삼성 복귀 계약금 10억원…현역 시절 벌어들인 돈 부동산으로 옮겨
구미 2000평 토지·수성구 60평대 아파트…‘실물자산’에 자산 축적
누적 수입 72억원대→사업에 50억원 투입·손실…방어 양식으로 다시 승부
[권준영의 머니볼]은 스포츠를 경기장 안의 스코어만으로 읽지 않는다. 선수와 팬, 기업과 자본, 기술과 시장이 얽혀 움직이는 스포츠 산업의 흐름을 데이터와 수치로 들여다본다. IT·인공지능(AI) 융합부터 스포츠 금융, 생활체육, 시니어 스포츠까지 전통적인 스포츠의 경계를 넘어 커지는 새로운 시장을 좇는다. 숫자에 담긴 돈의 흐름을 따라 스포츠 산업의 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읽고, 그 변화가 만들어갈 스포츠의 ‘다음’을 짚는다.

 

돈을 버는 것보다 어려운 건 지키는 일이고, 한 번 잃은 돈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은 더 어렵다. 한 시대를 풍미한 야구선수 양준혁의 은퇴 이후 삶에는 이 세 가지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현역 시절에는 계약금과 연봉을 부동산으로 옮겨 자산을 쌓았고, 은퇴 후에는 모아둔 돈을 사업에 다시 베팅했다. 양식업과 외식업, 스포츠센터 등 여러 분야에 뛰어들며 성공과 실패를 거듭했고, 한때 사업에 투입한 약 50억원을 잃었다고 직접 털어놓기도 했다. 현재는 경북 포항에서 약 3000평 규모의 양식장을 기반으로 방어 양식 사업을 이어가며 연 매출 30억원 안팎의 사업을 일구고 있다.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양준혁이 처음부터 거액의 자산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1993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LG 트윈스를 거쳐 다시 삼성으로 돌아온 뒤 본격적인 자산 형성의 계기를 마련했다. 2002년 삼성과 맺은 4년 계약은 계약금 10억원에 연봉 3억3000만원으로 기본 보장액만 23억2000만원, 옵션을 포함하면 최대 27억2000만원이었다.

 

양준혁은 이때 받은 계약금 10억원을 소비보다 자산으로 옮겼다. 2005년 삼성과 2년간 15억원에 재계약하면서 받은 계약금 5억원 역시 부동산 투자의 종잣돈으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대표적인 투자처는 경북 구미 시내 2000평 규모 토지와 대구 수성구 범어동 60평대 아파트였다. 현역 시절 벌어들인 소득을 토지와 주택 같은 실물자산으로 옮겨 장기 보유한 것이다. 다만 구미 토지의 현재 소유 여부와 현 시점의 정확한 가치를 확인할 공개자료는 제한적이어서 현재 평가액은 산출하지 않았다.

 

선수로서 벌어들인 돈도 계속 불어났다. 2008년 삼성과 맺은 2년 계약은 계약금 6억원에 연봉 7억원으로 기본 규모만 20억원이었다. 여기에 매년 플러스 옵션 2억원과 마이너스 옵션 1억원이 붙어 최대 24억원, 최소 18억원의 계약 구조였다. 2009년 당시 보도에서는 양준혁의 프로야구 누적 수입이 65억8800만원, 두 차례 FA 계약 수입이 42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0년 은퇴할 때까지 계약금과 연봉을 합친 누적 수입은 약 72억3900만원에 달했다.

 

문제는 은퇴 이후였다.

 

2010년 방망이를 내려놓은 뒤 방송과 야구 해설을 병행하면서 사업가로 영역을 넓혔다. 양식업을 비롯해 카페와 횟집, 낚시터, 스포츠센터 등 여러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양준혁은 2026년 방송에서 선수 시절 번 돈 가운데 약 50억원을 사업에 투자했다가 모두 잃었다고 밝혔다. 우럭과 전복, 돌돔, 광어 등 여러 양식 사업에 도전했지만 경영난과 예상하지 못한 변수 등이 겹치면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양준혁은 사업을 접지 않았다. 오히려 실패했던 양식업에서 다시 기회를 찾았다. 이번에는 ‘방어’였다.

 

경북 포항 구룡포 일대 약 3000평 규모의 양식장에서 방어를 키우고 있다. 2025년 공개된 자료에서는 양식업 경력이 20년가량 이어졌으며, 연 매출은 약 30억원 수준으로 소개됐다. 다만 매출을 순이익으로 볼 수는 없다. 양식업에는 사료비와 인건비, 전기료, 산소 공급비, 시설 유지비, 운송비 등 각종 비용이 뒤따른다.

 

대표적인 지표가 사료비다. 방어를 키우는 데 하루 약 200만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단순 연환산하면 연간 7억3000만원이다. 연 매출 30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매출의 약 24.3%가 사료비로만 들어가는 셈이다. 실제 사료 투입량은 출하 시기와 성장 단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른 운영비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매출 규모만으로 실제 수익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방어 한 마리의 판매가격도 사업 규모를 가늠하게 한다. 양준혁은 방송 등을 통해 방어가 마리당 7만~8만원 수준에 거래된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양식업은 성장 기간과 사료비, 폐사율, 출하 시기와 시장 가격 등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연매출 30억원이라는 숫자만으로 실제 이익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사업가 양준혁의 모든 도전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2026년에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약 8년간 운영했던 스포츠센터를 폐업했다. 양준혁은 월세와 관리비로 매달 1500만원가량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단순 연환산하면 1억8000만원이고, 같은 비용이 8년 내내 유지됐다고 가정하면 14억4000만원이다. 실제 부담액은 계약 조건과 기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강남에서 시설을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고정비의 무게를 보여준다.

 

양준혁의 자산 형성 과정은 현역 시절과 은퇴 이후가 뚜렷하게 갈린다. 선수 때는 계약금과 연봉을 토지와 주택 같은 실물자산으로 옮겼고, 은퇴 뒤에는 축적한 자금을 직접 사업에 투입했다. 결국 그의 재테크는 한 번의 성공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자산을 만들고 사업에 베팅하며 실패와 재기를 거듭한 과정이었다.

 

1993년 프로야구에 데뷔해 2010년 은퇴하기까지 18년. 통산 2318안타를 남긴 ‘양신’은 이제 타석 대신 양식장과 사업 현장에서 숫자를 계산한다. 돈을 벌고, 불리고, 잃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 양준혁에게 은퇴는 자산 관리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승부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