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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끝 재상고 선택한 최태원…9400억 분할 과하다 판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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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비자금 제외' 대법원 결정에도 분할비율 조정 '미미'
주가 고려·SK실트론 분할에도 이견…이자지급 연기 의도 관측도
최태원측 일부 주식지급 제안에 노소영측 전액현금 입장 고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재산분할 소송 결과에 재상고하기로 한 것은 9천400억원이 넘는 거액을 분할하라는 결정이 지나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을 노 관장 측 기여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결정에도 2심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재산분할 비율이 결정된 데 대해 법리적으로 다퉈볼 만하다고 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장 거액의 현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매일 억대의 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할 현실적 필요성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재계와 법조계에서는 최 회장의 이번 결정에 대해 9천44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는 판결에 대해 법리적으로 동의하지 못한 결과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앞서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의 종잣돈이 됐다고 본 2심 판단에 대해 "300억원이 지원됐더라도 불법 원인 급여"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 노 관장 측 재산분할 비율이 항소심에 비해 대폭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파기환송심 결과 노 관장의 몫은 33.3%로 정해져 항소심의 35%에 비해 불과 2%포인트도 낮아지지 않았다.

이혼 확정 이후 SK㈜의 주식 가치 상승분을 분할 비율에 참작한 판단에 대해서도 변동성이 큰 주가를 분할 비율에 반영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법조계 안팎에서 제기된 바 있다.

SK실트론 지분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 결정 역시 수용하기 어렵다는 게 최 회장 측 분위기다.

최 회장이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으로 LG그룹으로부터 SK실트론(당시 LG실트론) 지분 29.4%를 인수한 것은 2017년으로, 이때는 노 관장과의 혼인 관계가 이미 파탄된 시점이었다.

법원이 SK실트론 지분 가치를 7천500억원으로 평가한 것도 해당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는 게 최 회장 측 주장으로 전해졌다.

현실적으로는 단기간에 거액의 현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사정도 재상고를 선택하게 한 배경이 됐을 수 있다.

SK㈜ 주식을 매각한다고 해도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에 따라 최소 거래일 30일 전에 계획을 공시해야 하는 등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SK실트론 주식을 매각한다 해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배제하고 세금까지 납부하면 확보 가능한 자금은 원래 보유한 지분 가치에 비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최 회장은 오는 15일 0시부로 9천440억원을 노 관장에게 지급하지 못할 경우 연 5%, 하루 1억3천만원 상당의 지연이자를 내야 하지만 재상고를 하면 판결이 확정되지 않아 일단 이자 지급을 미룰 수 있다.

이번 결정에는 SK그룹의 경영 안정성과 주식 시장에 미칠 영향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1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SK실트론 지분 매각뿐만 아니라 그룹 지주사인 SK㈜ 지분 매각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재계 안팎에서 나왔다.

이 경우 SK그룹 경영권뿐만 아니라 주식 시장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없지 않았다.

최 회장 측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 노 관장 측에 일부 주식 지급을 제안했으나, 노 관장 측이 전액 현금 지급 입장을 고수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최태원 회장 측 입장에서는 법률적 판단을 다시 받는 것을 비롯해 재원 마련 시간도 확보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소송 리스크 장기화와 경영 불확실성 지속 등 부담은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