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간 전력 질주하는 고강도 운동이 90분간 중강도 운동보다 운동 직후 혈액 속 단백질에 훨씬 큰 변화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운동 강도에 따라 근육과 지방조직, 간 등 여러 장기가 혈액을 통해 주고받는 신호에도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록펠러대 폴 코언 박사팀은 14일(현지시간) 의학저널 ‘셀 리포츠 메디신(Cell Reports Medicine)’에 젊고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전력 질주 인터벌 운동(SIE)과 중강도 운동(MIE)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운동이 특정 근육에만 일어나는 반응이 아니라 여러 조직이 혈액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전신적인 과정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운동 후 혈액으로 방출되는 단백질과 대사산물 등 ‘엑서카인(exerkine)’이 여러 조직의 적응에 관여한다는 점에 착안해 운동 강도에 따른 변화를 비교했다.
연구에는 젊고 건강한 남성 19명이 참여했다. 9명은 개인별 젖산역치(LT1)의 90~100% 강도로 자전거를 90분간 탔고, 10명은 30초간 전력 질주한 뒤 4분간 쉬는 과정을 6차례 반복했다. 전력 질주 운동에서 실제 고강도 운동 시간은 총 3분이었다.
운동 전과 직후, 3시간 뒤 혈액을 채취해 혈장 단백질과 대사산물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전력 질주 운동 직후 측정한 혈장 단백질 2884개 가운데 714개에서 유의한 변화가 나타났다.
반면 90분간 중강도 운동 직후에는 변화한 단백질이 7개에 불과했다. 운동 직후를 기준으로 보면 3분간의 전력 질주에서 중강도 운동보다 약 100배 많은 단백질 변화가 나타난 셈이다.
대사산물에서도 운동 강도에 따른 차이가 확인됐다. 전력 질주 운동 직후에는 203개에서 변화가 나타났지만, 중강도 운동에서는 직후 31개에서 변화가 나타난 뒤 3시간 후 183개로 늘었다.
연구팀은 운동 강도에 따라 몸속 여러 장기 사이의 신호 교류 방식과 시점이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전력 질주 운동 이후 근육과 지방조직, 간 등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단백질에 광범위한 변화가 나타났다.
또 전력 질주 운동 직후 채취한 혈장을 사람의 지방세포에 처리하자 1128개 유전자의 활성이 증가하고 549개가 감소했다. 중강도 운동 후 혈장을 처리했을 때는 각각 14개, 11개의 유전자에서만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8주간 운동한 참가자에서도 운동 강도에 따른 단백질 변화의 시간적 차이가 상당 부분 유지된 것을 확인했다. 두 운동 모두 최대 유산소 능력과 심폐 체력을 개선했지만, 운동 강도에 따른 분자 반응의 차이는 지속됐다.
영국 바이오뱅크 5만3026명의 혈장 단백질 자료를 추가 분석한 결과, 비만·제2형 당뇨병·대사질환 위험과 관련된 단백질 33개 가운데 32개가 전력 질주 운동 후 변화를 보였다. 중강도 운동 후 변화가 나타난 것은 3개였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짧은 시간의 고강도 운동이 전신 대사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분자 수준의 과정을 이해하는 데 단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3분간의 전력 질주 운동이 90분간의 중강도 운동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코언 박사는 “단 몇 분간의 고강도 운동이 혈액에서 상당한 분자 수준의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며 “8주간 훈련한 뒤에도 이런 반응이 유지된 것은 단순히 익숙하지 않은 운동 스트레스에 적응한 결과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