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면…‘문제 해결’ 아닌 ‘과잉 생각’일 수도

지나간 일을 반복해서 떠올리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끊임없이 걱정하는 것은 오히려 마음을 지치게 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나간 일을 반복해서 떠올리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끊임없이 걱정하는 것은 오히려 마음을 지치게 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걱정거리가 생기면 누구나 여러 번 생각을 되짚어본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을 반복해서 떠올리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끊임없이 걱정하는 것은 오히려 마음을 지치게 할 수 있다.

 

특히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스스로 멈추기 어렵다면 이른바 ‘과잉 생각(overthinking)’에 빠진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를 반복해서 되짚는 ‘반추’와 미래의 일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걱정’이 대표적인 형태다.

 

◆ ‘생각이 많은 것’과 ‘과잉 생각’은 다르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과잉 생각은 목표를 세우고 해결책을 찾는 문제 해결과 달리 명확한 결론이나 해결책 없이 부정적인 생각을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여러 가능성을 비교하고 행동 계획을 세우는 것은 문제 해결에 가깝다. 반면 이미 지나간 대화를 떠올리며 ‘그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내가 잘못한 것은 아닐까’를 되풀이하거나 앞으로 벌어질 일을 상상하며 최악의 상황을 반복해서 떠올리는 것은 과잉 생각에 가까울 수 있다.

 

과거의 일을 부정적으로 되짚는 반추와 미래의 일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과정에서는 모두 ‘반복적 부정적 사고(RNT)’가 나타날 수 있다. 생각의 대상은 달라도 부정적인 생각이 반복된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문제는 이런 생각이 한 번 시작되면 꼬리를 물고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부정적인 생각이 또 다른 기억이나 걱정을 불러오고, 가라앉은 기분이 다시 부정적인 생각을 늘리는 식으로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과잉 생각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과 함께 나타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정신질환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생각 때문에 수면이나 업무 등 일상생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면 단순한 성격 문제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과잉 생각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자신의 사고 패턴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과잉 생각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자신의 사고 패턴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 연애·직장·건강 걱정…‘검색’이 불안을 키우기도

 

과잉 생각의 대상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인간관계와 직장, 경력, 건강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연인이나 가족과 나눈 대화를 계속 떠올리며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숨은 의미를 찾으려 하거나, 직장에서 있었던 작은 실수를 반복해서 생각하면서 앞으로의 결과를 지나치게 걱정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할 수 있다.

 

건강에 대한 걱정도 과잉 생각으로 이어지기 쉽다. 몸에서 평소와 다른 증상이 느껴지면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하지만 검색 결과를 계속 확인하면서 자신에게 심각한 질환이 있을 가능성을 반복해서 확인하다 보면 오히려 불안이 커질 수 있다.

 

이처럼 건강 관련 정보를 지나치게 검색하며 불안을 키우는 행동을 ‘사이버콘드리아(cyberchondria)’라고 부르기도 한다. 건강에 대한 걱정을 해소하기 위한 검색이 새로운 걱정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과잉 생각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자신의 사고 패턴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지금 해결책을 찾고 있는가, 아니면 같은 생각을 반복하고 있는가’를 스스로 질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생각을 글로 적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머릿속에서 반복되는 걱정이나 두려움을 종이에 적으면 뒤엉킨 생각을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걱정을 반복하면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거나, 생각 때문에 잠을 이루기 어렵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혼자서 억지로 끊어내려고 하기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게이미지뱅크
같은 걱정을 반복하면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거나, 생각 때문에 잠을 이루기 어렵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혼자서 억지로 끊어내려고 하기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게이미지뱅크

◆ 생각을 없애려 하기보다…‘생각에 휘둘리지 않는 연습’

 

과잉 생각을 줄이기 위해 머릿속에서 부정적인 생각을 완전히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떠오르는 생각을 억지로 밀어내려 할수록 그 생각에 더 집중하게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생각 자체보다 그 생각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떠오른 생각을 반드시 사실로 받아들이거나 당장 해결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인지행동치료(CBT)나 메타인지치료 같은 치료법도 이런 사고 패턴을 다루는 데 활용된다. 특히 메타인지치료는 생각의 내용 자체보다 ‘내가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바라보는 데 초점을 맞춘다. 떠오른 생각에 무조건 반응하거나 그 생각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는 점을 배우도록 돕는다.

 

일상에서는 생각의 방향을 잠시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산책이나 독서, 음악 감상 등 현재의 행동에 집중하면 반복적인 생각에서 잠시 거리를 둘 수 있다.

 

명상과 마음챙김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부정적인 생각을 억지로 없애기보다 하나의 ‘지나가는 정신적 사건’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 생각이 사실이다’라고 받아들이기보다 ‘지금 이런 생각이 떠올랐구나’라고 바라보는 식이다.

 

누구나 가끔 과거의 실수를 떠올리고 미래를 걱정한다. 문제는 생각의 양 자체보다 그 생각이 나를 얼마나 오래 붙잡아두느냐에 있다.

 

같은 걱정을 반복하면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거나, 생각 때문에 잠을 이루기 어렵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혼자서 억지로 끊어내려고 하기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결국 과잉 생각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은 생각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나 사이에 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모든 생각에 답을 내놓을 필요도, 떠오른 걱정을 모두 해결해야 할 의무도 없다. 때로는 생각을 잠시 내려놓는 것 자체가 문제를 해결하는 첫 단계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