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집사 마음잡기’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료와 간식을 할인하는 단순 판촉에서 벗어나 반려묘 건강 정보를 퀴즈로 풀거나 소비자의 참여만큼 유기묘에게 사료를 기부하는 방식까지 등장했다. 온라인 플랫폼도 여러 펫 브랜드를 한데 모은 대규모 할인전에 나섰다.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고양이의 날’이 펫업계의 대표적인 마케팅 대목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후디스의 프리미엄 펫 영양제 브랜드 후디스펫은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아 오는 17일까지 ‘제1회 집사 인증 모의고사’ 이벤트를 진행한다.
보호자가 직접 퀴즈를 풀도록 해 제품을 일방적으로 홍보하기보다 반려묘 건강 관리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참여 방법도 간단하다. 후디스펫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한 뒤 이벤트 게시물에 퀴즈 정답과 자신의 반려묘 소개를 댓글로 남기면 된다. 추첨을 통해 ‘후디스펫 오메가케어’와 ‘후디스펫 유산균케어’ 등 펫 영양제를 제공한다.
제품도 반려묘의 세분화된 건강 관리 수요를 겨냥했다.
후디스펫 오메가케어는 피부와 피모 건강 관리를 고려해 콜라겐과 비오틴, 오메가3 등을 담았다. 고양이에게 필요한 타우린과 코엔자임Q10도 함유했다. 짜먹는 형태에 연어와 치킨을 사용해 기호성까지 고려했다.
유산균케어는 특화 유산균과 프리바이오틱스, 포스트바이오틱스를 배합해 장 건강과 배변 활동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아연과 비타민B군도 담았으며 고양이와 강아지 모두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기념일 이벤트’의 외형을 갖췄지만 실제로는 피부·피모와 장, 면역 등 반려동물의 일상적인 건강 관리 수요에 제품을 연결한 셈이다.
글로벌 펫푸드 기업 한국마즈는 판매보다 ‘참여와 기부’를 앞세웠다.
대한수의사회와 함께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아 국민 참여형 사회공헌 캠페인 ‘캣치미(Catch Me) 챌린지’를 진행했다.
참여자가 관련 영상을 올리면 게시물 1건당 사료 10㎏을 적립하고, 캠페인 게시물에 응원 댓글을 남기면 댓글 1개당 사료 2㎏을 쌓는 방식이다. 캠페인을 통해 모인 사료는 동물보호소에 전달할 예정이다.
기업이 일정 금액을 정해 일방적으로 기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소비자의 SNS 참여가 실제 기부 규모를 결정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세계 고양이의 날이 고양이에 대한 인식 개선과 복지 증진, 유기묘 입양 등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된 만큼 브랜드 노출과 동물복지를 함께 묶은 것이다.
지난해에는 로얄캐닌코리아도 세계 고양이의 날에 맞춰 네이버 브랜드데이와 쇼핑라이브를 열고 고양이 맞춤 영양 제품을 집중적으로 알렸다.
특히 활동량이 줄어드는 7세 이상 고양이를 겨냥한 ‘인도어 7+’ 등 노령묘 제품군을 전면에 내세웠다. 당시 관련 제품을 최대 30% 할인하고 수의사와 보호자가 실시간으로 상담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단순히 ‘고양이가 귀엽다’는 감성 마케팅을 넘어 연령과 생활환경, 건강 상태에 따라 영양을 관리하려는 보호자 수요를 겨냥한 전략이다.
온라인 유통 플랫폼도 움직였다.
네이버펫은 올해 세계 고양이의 날을 겨냥해 8월 1일부터 9일까지 9일간 ‘2026 펫 메가위크 고양이의 날’ 프로모션을 마련했다.
참여 브랜드가 기존 판매가보다 낮은 특가 상품을 내놓고, 네이버는 구매 금액에 따라 할인 쿠폰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1만원 이상 구매하면 5%, 3만원 이상은 7%, 5만원 이상은 10%, 10만원 이상 구매하면 15% 할인 쿠폰을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세계 고양이의 날 하루에 그치지 않고 전후 기간을 통째로 쇼핑 행사로 확장한 셈이다.
펫업계 밖에서도 고양이를 활용한 마케팅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서점 알라딘은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아 고양이를 소재로 한 도서를 모은 특별 도서전을 열고, 일정 금액 이상 구매 고객에게 고양이 박스·스크래처 세트를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양이는 ○○이다’라는 댓글을 남긴 고객 가운데 추첨을 통해 적립금을 주는 참여형 이벤트도 마련했다.
고양이 관련 소비가 사료와 영양제, 용품에 머물지 않고 책과 캐릭터 상품, 콘텐츠 등으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기업들이 세계 고양이의 날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갈수록 커지는 반려동물 소비시장이 있다.
KB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591만 가구, 양육 인구는 1546만명으로 추산됐다.
반려동물을 단순히 먹이고 재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건강과 영양, 운동, 놀이, 건강검진까지 관리하는 ‘펫 웰니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KB경영연구소 역시 지난해 보고서에서 반려동물의 영양 관리와 건강검진, 비만 관리 등을 별도 항목으로 분석했다.
관련 시장도 성장세다.
코스닥 상장사 사업보고서에 인용된 유로모니터 자료를 보면 국내 펫푸드 시장은 2023년 제조자 판매가격 기준 약 9918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반려묘 펫푸드 시장은 약 4561억원이었다. 해당 자료는 국내 펫푸드 시장이 2026년 약 1조23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고양이는 실내에서 생활하는 비중이 높고 연령과 건강 상태에 따라 장·피부·피모·체중·요로 등 관리 수요가 세분화되면서 기능성 사료와 영양제 시장의 주요 고객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가 ‘세계 고양이의 날’을 하루짜리 할인행사로 끝내지 않고 퀴즈와 건강 정보, 기부, 라이브 상담까지 결합하는 이유다.
한 펫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제품 가격뿐 아니라 어떤 원료를 사용했는지, 어떤 건강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꼼꼼히 살피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고양이의 날 같은 기념일도 브랜드가 보호자와 소통하고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접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