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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된 용산공원내 주택 건설…'20년 금지' 빗장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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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어린이정원 포함 공원부지 추가 개발 추진 의지
李대통령 공약 "용산 10만호 공급" 밑그림…여당 특별법 개정 추진
지자체·주민 반대로 갈등 불가피…전문가도 "개발론 vs 신중론"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공급대책에서 용산공원 내 어린이공원을 비롯한 공원 본체 부지 내 주택건설 추진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용산공원 개발을 둘러싼 찬반 논쟁에 불이 붙었다.

지난 20년간 공원 이외 용도로 개발이 금지된 미지의 땅에 주택 건설 추진을 공론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다.

이미 서울시와 용산구, 인근 주민 등은 용산공원 내 개발에 즉각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등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공원 개발 찬반을 둘러싼 갈등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 일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 일대 모습. 연합뉴스

◇ "용산공원에 10만호" 이 대통령 대선공약…20년 금지법 깨지나

2007년 노무현 정부에서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미국이 반환한 용산미군기지의 부지 중 본체부지 전체는 반드시 공원으로 조성하도록 하고, 공원 이외의 목적으로 용도변경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용산공원 일대에서 개발이 추진되는 곳은 미군기지 이전과 공원 조성 비용 목적으로 '복합시설조성지구'로 지정한 유엔사와 캠프킴·수송부 등 공원 주변의 산재 부지들이 전부다.

정부가 용산공원 본 땅에 주택건설 의지를 공론화하고 나선 것은 '닥공(닥치고 공급)'을 외치는 정부 입장에서 택지 고갈 상태인 서울 도심에서 민간 정비사업 외에 신규 주택용지가 확보가 여의치 않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용산 주택개발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서울 도심의 주택난 해결을 위해 용산공원 일부 부지와 주변 반환 부지에 총 10만가구의 주택을 짓고 전량 청년기본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용산공원은 전제 300만㎡(약 90만7천평) 규모이며 이중 어린이공원은 약 30만㎡(약 9만평)로 10분의 1을 차지한다.

건설업계는 어린이정원 부지에 주택을 지을 경우 용적률, 층수 등 개발 계획에 따라 다르지만 용적률 300% 적용 시 전용면적 59∼84㎡ 주택 5천∼6천가구, 용적률 500%로 상향 시 1만호까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정부가 이곳을 청년 및 신혼부부 전용 기본주택으로 짓는다면 소형 고밀개발을 통해 최대 2만가구까지도 지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이 대통령의 대선공약의 10만호에 크게 못 미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8·13대책 발표 다음날 기자들과 만나 "어린이정원이라고 하면 좁은 개념이고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어린이정원 이외의 부지 가운데 일부도 주택용지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특별법 개정·주민 반대 넘어야

현재 용산공원 내에 주택을 짓기 위해선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이 필요하다.

올해 3월과 5월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 등이 발의한 특별법 개정안은 현재 30%에 이르는 미군 반환부지부터 공원 조성이 가능하도록 반환부지 조성계획 수립을 허용하고, 부지 오염 정화 등 환경 관리를 필수로 하는 조항이 담겼다. 1·29대책에 포함된 캠프킴 등 복합시설조성지구의 고밀개발을 위해 공원·녹지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개정안은 여당 주도로 국회 법사위를 통과해 이달 20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상태다.

이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곧바로 본체 부지를 주택용지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용산구와 인근 주민 등은 "공원의 부분적인 개발을 허용할 경우 조성계획을 바꿔 주택부지로 활용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용산구와 오세훈 서울시장도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도심 녹지인 용산공원을 훼손해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시민들은 특별법 개정 반대와 용산공원 부지 내 주택공급을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진행하면서 용산공원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할 조짐이다.

한 용산구의 주민은 "정부가 주택 신속 공급을 외치지만 후대에 물려줄 마지막 남은 도심 속 녹지공간까지 주택용지로 개발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특히 용산공원은 오랜 기간 미군이 군사 용도로 사용해 토양 오염과 정화 과정이 필수여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토지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법 개정과 함께 공원부지내 공공주택용지 지정은 지자체 동의 없이도 정부가 강행할 수 있지만 정치적 부담은 정부 몫이다.

◇ 전문가들 "주택공급 부족 고려해야 vs 사회적 합의 필요"

용산공원 개발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도 신중론과 개발론이 엇갈린다.

후대를 위한 자산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의견과 주택 공급이라는 난제를 풀 현실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뉘는 분위기다.

익명을 원한 한 대학교수는 "현재 광역급행철도(GTX) 개발 속도를 보면 주택 수요를 도심으로 집중시킬 것이 아니라 서울 외곽으로 뻗어나가도록 하는 것이 메가시티 건설을 위해 바람직하다"며 "용산공원은 서울 도심에 남은 유일한 녹지 공간으로 미래를 위해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일부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도심 주택난 해소를 위해 녹지공간 훼손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개발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용산공원 조성 모델로 언급되는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는 도심 빌딩 숲과 붙어 있어 일상과 곧바로 연결되고, 폭은 800m로 성인이 도보로 10분이면 횡단이 가능한 크기"라며 "그에 비해 용산공원은 면적이 넓고, 도로 등으로 단절된 공간이어서 시민들이 이용하기 좋게 공원 크기를 효율적으로 정리하면서 일부는 주택 등 개발 용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원 조성에 막대한 토지 오염 정화 비용이 예상되는 만큼 부지 일부를 주택용지 등으로 개발해 환경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한학과 교수는 "용산공원은 100만평에 이르는 광대한 부지로 주택 공급도 가능하고, 후세대를 위한 녹지공간 조성도 가능하다"며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살리면서 주택정책 목표도 살릴 수 있는 절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발에 앞서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용산공원은 전체가 공원으로 법제화돼 있어 개발을 전제로 한 밑그림은 아무도 그려보지 않은 미지의 땅"이라면서 "공원 개발과 용도변경을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 과정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