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바닷가에 쌓여 악취와 환경 오염을 유발하던 해양 폐기물 ‘굴 껍데기(굴 패각)’가 극단적인 온도 변화도 견뎌내는 고부가가치 친환경 3D 프린팅 소재로 재탄생했다.
16일 경상국립대에 따르면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박성제 교수 연구팀(최보겸·배승리 학부생)이 굴 패각을 함유한 폴리락타이드(PLA) 복합소재를 적층 제조(3D 프린팅) 방식으로 제작한 뒤 가혹한 열충격 환경에서도 뛰어난 내구성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그동안 굴 껍데기는 매년 방대한 양이 발생함에도 대부분 매립되거나 방치돼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주범으로 지목받아 왔다.
연구팀은 이 버려지는 폐자원을 고부가가치 소재로 전환하기 위해 대표적 친환경 플라스틱인 PLA에 굴 패각 가루를 섞어 3D 프린팅용 복합소재를 만들었다.
문제는 이 친환경 소재가 실제 산업 현장이나 극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느냐였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영하 30도의 혹한과 85도의 고온을 번갈아 오가는 ‘열충격 시험’을 무려 100회나 반복 수행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급격한 온도 변화를 100차례나 겪었음에도 시편의 형태 변화(치수 변화)는 4% 이하에 불과했다.
또한 물체를 잡아당기는 힘에 견디는 인장강도 감소 역시 최대 5.7% 이내로 나타났다. 급격한 온도 차이 속에서도 변형이나 파손 없이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한다는 점이 입증된 것이다.
기존 연구들이 주로 비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내구성을 다뤘다면 이번 연구는 버려진 해양 폐기물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소재의 극한 환경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번 연구는 학부생들(제1저자 최보겸, 공동저자 배승리)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결실을 보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연구 성과는 재료과학 및 테스트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이자 JCR 상위 5%에 해당하는 국제학술지 ‘Polymer Testing’에 지난 8월2일 자로 게재됐다.
지도교수인 박성제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발판 삼아 향후 사막의 모래나 달·화성의 토양(레골리스) 등 현지 자원을 활용한 적층 제조 기술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우주 탐사나 극한 환경에서 필요한 부품을 현장에서 직접 만드는 기술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