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이 개헌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8·17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개헌 논의가 당권 경쟁과 맞물려 불필요한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부담에다 앞서 조정식(사진) 국회의장의 개헌 관련 발언이 이 대통령의 연임 문제로 비화했던 전례까지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새 지도부가 들어선 뒤 개헌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우원식 전 국회의장과 박지원 의원 등 당내 유력 개헌론자들도 이 대통령의 메시지에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16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개헌과 관련해서 명확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이라면서 “전대가 끝나고 난 뒤에 논의가 본격화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장 개헌의 구체적인 권력구조나 추진 방식을 놓고 입장을 쏟아내기보다 전당대회 이후 당내 공론화 절차를 밟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앞서 조 의장은 개헌 논의 과정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문제에 대해 국민 여론과 선택의 문제라는 취지로 언급했다가 야권을 중심으로 ‘이 대통령 연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후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개헌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선을 그었지만, 당 안팎에선 개헌 문제가 자칫 이 대통령 임기 문제로 번지는 데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
다만 당내 강경파로 꼽히는 김용민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개헌 방향과 절차에 대한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 의원은 “분권형 대통령제는 내각제의 다른 얼굴일 수 있다. 개헌의 문턱을 넘을 수 없을 것”이라며 시민이 개헌 과제를 제안하고 각 정당의 공론화와 당론화, 국민 토론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벤트성으로 개헌이 소모되어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 임기 논란, 연임 논란, 내각제 논란으로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어 시작부터 걱정”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