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한국 광복절이자 일본 패전일인 15일 연설에서 ‘반성’을 생략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건너뛰었지만 여당 지도부와 각료 상당수는 참배를 강행해 내각의 우파 성향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전몰자 추도식에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해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하게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복하지 않겠다”고 능동태로 다짐했던 역대 총리들과 달리 사역형 표현을 쓴 것이다.
지난해 이시바 시게루 당시 총리가 현직 총리로서는 13년 만에 부활시킨 ‘반성’과 ‘부전(不戰·전쟁하지 않음)의 맹세’ 언급도 빠졌다. 마이니치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1995년 국회에서 전쟁 책임과 역사 교육을 두고 “나는 당사자라고 할 수 없는 세대이므로 반성은 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이후에도 ‘일본의 자존·자위를 위한 전쟁이었다’고 주장해 왔다며 “다카이치 색깔이 두드러진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야스쿠니에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공물 대금을 보냈다. 취임 전에는 단골 참배객이었지만 외교적 파장을 고려해 보류한 것으로 해석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그러나 약 600m 떨어진 부도칸 주차장에서 야스쿠니를 향해 두 번 절하고 두 번 손뼉을 친 뒤 다시 절하는 ‘요배’(遙拜·멀리서 절함)를 했다.
아울러 자민당 4역이 전날과 이날 야스쿠니를 참배했고,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 등 다수의 각료도 신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15일 주조 가즈오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와 나가요시 다케시 주한일본방위주재관을 각각 초치해 엄중히 항의하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