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 등 주요 통상 현안에서 ‘실무 사령탑’ 역할을 해온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차관급)이 전격 경질됐다. 미국이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조속한 이행을 압박하고 무역법 301조에 따른 추가 관세 위협까지 있는 상황에서 사령탑 공백으로 인한 대미 통상 협상 차질 및 대응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산업통상부는 16일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0시를 기해 여 본부장을 직권면직했다고 밝혔다. 관세 등 주요 통상 현안을 둘러싸고 한·미 양국이 막판 조율 중인 시점에 후임자도 정하지 않은 채 경질한 것이다. 매우 이례적인 조치이나 면직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산업부는 “정무직 인사는 임면권자(대통령)의 권한 및 정무적 판단 영역으로, 부처 차원에서 배경을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임면권자의 인사조치에 따라 통상 현안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만 했다.
문재인정부에서 산업부 통상정책국장과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여 본부장은 이재명정부 첫 통상교섭본부장으로 다시 발탁됐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결정하는 한·미 관세 협상 총괄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는 등 통상 실무를 총괄해 왔다. 정부 안팎에서는 여 본부장에 대한 직권면직이 한·미 통상 현안이나 협상 과정에서의 업무 성과와 무관한 것으로 본다. 산업부는 박정성 통상차관보 주재의 비상 업무 체계를 가동해 주요 통상 업무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