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이어지던 극심한 가뭄을 누그러뜨린 광복절 연휴에 내린 비가 경남 남해안 지역에는 700㎜가 넘는 ‘물폭탄’으로 변하면서 산사태가 발생해 인명 피해가 나는 등 비 피해가 잇따랐다.
17일 경남도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광복절인 지난 15일 0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거제시 782.5㎜, 통영시 628.9㎜, 사천시 삼천포 318.0㎜, 남해군 231.3㎜ 등 경남 남해안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도내 가뭄 사태는 사실상 해갈됐으나, 남해안 일대에는 16일 밤부터 17일 새벽 사이 시간당 50~100㎜ 안팎의 극한 호우가 집중되면서 재난 상황으로 이어졌다.
가장 큰 피해는 거제에서 발생했다. 이날 오전 4시32분쯤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 인근 산비탈이 무너져 내리며 토사가 아파트 1층을 덮쳤다.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한 경찰과 소방구조대는 현장에서 주민 2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추가로 구조된 심정지 상태의 주민 1명은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어 오전 5시5분쯤에는 통영시 산양읍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1명이 매몰됐다 구조되는 등 이번 폭우로 인명 피해가 이어졌다.
소방당국은 인원 170명과 장비 62대를 동원해 총 78건의 구조 및 안전조치 활동에 총력을 기울였다.
집중호우로 거제시 일대 도로 곳곳이 침수돼 차량 통행이 통제됐으며, 시내 택시 운행도 일시 중단됐다.
거제시는 오전 6시8분쯤 산사태 경보를 발령하고 “산림 주변 접근을 금지하고, 위험 지역 주민들은 즉시 마을회관이나 학교 등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긴급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현재 남해·사천·고성·통영·거제 등 5개 시·군에는 호우경보가, 창원·진주·밀양·김해 등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기상청은 이날 남해안에 80~150㎜, 동부 내륙에 50~1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함에 따라 지반이 약해진 마른 땅의 추가 산사태와 침수 피해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