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느닷없이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1732∼1799) 장군을 되살려 백악관으로 소환했다. 연방법원이 트럼프가 추진하는 백악관 연회장 신축 공사에 제동을 건 가운데 ‘이 사업은 원래 국부(國父) 워싱턴의 구상’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트럼프는 1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0초 분량의 짧은 동영상을 게시했다. 트럼프가 공사를 마친 새 백악관 연회장으로 워싱턴을 초청해 함께 내부를 둘러보는 모습이 담겼다. 화면 속 워싱턴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과 함께 올린 글에서 트럼프는 “조지, 이 멋진 복합 군사 시설 겸 연회장에 대한 당신의 훌륭한 아이디어에 감사를 드려요”라고 밝혔다. 백악관 연회장 신축 공사가 실은 미국 초대 대통령 워싱턴의 아이디어에서 비롯했다는 주장인 셈이다. 사법부가 반대하는 사업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트럼프 나름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국빈 만찬 개최 등을 위해 백악관에 최대 1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초호화 연회장을 짓겠다며 2025년 10월 공사를 지시했다. 이를 위해 기존 백악관 동관 건물이 철거되기도 했다. 연회장은 적의 공습에 대비하기 위한 방공호와 드론(무인기) 방어 시설 등도 갖추도록 했다. 트럼프가 ‘복합 군사 시설 겸 연회장’이란 표현을 쓴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문화유산 보존을 목표로 하는 민간 단체가 “백악관 훼손을 막아 달라”며 연방법원에 소송을 내면서 트럼프의 구상은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1심에 이어 최근에는 항소심도 “백악관 구조를 변경하는 사업을 의회 승인 없이 추진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행정부가 의회 승인을 얻을 때까지 공사를 중단할 것도 명령했다.
현재 공정률이 65%에 달해 완공이 얼마 안 남은 가운데 트럼프로선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법무부는 새 연회장이 “국가 안보에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연방대법원에 공사 재개를 허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법원은 트럼프가 직접 임명한 3인을 비롯해 보수 성향 대법관이 6인, 진보 성향이 3인으로 트럼프에게 유리한 구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