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이런 물난리는 처음 봅니다. 아수라장 그 자체에요."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옥포동 상가 일대.
밤사이 쏟아진 극한 호우가 휩쓸고 간 상가 곳곳에서는 영업장 피해를 확인하거나 복구에 나선 상인과 주민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일부 점포의 유리창은 산산이 깨져 있었고, 도로 곳곳에서는 거센 물살에 뜯겨 나간 아스팔트 조각이 널브러져 있었다.
주민 여러 명은 대야를 들고 침수된 점포를 오가며 바닥에 고인 흙탕물을 연신 퍼냈다.
물이 빠진 점포 안에도 진흙과 쓰레기가 그대로 남아 폭우 당시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곳에서 40여년간 사진관을 운영해온 이종욱(73) 씨는 흙탕물로 엉망이 된 가게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이씨는 "밤사이 비가 많이 오더니 물이 역류하면서 무릎 높이 이상으로 차올랐다"며 "흙탕물이 가게 안으로 몽땅 쏟아져 들어와 사진관 물품들이 전부 젖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진관을 운영하면서 이런 물난리는 정말 처음"이라며 "가게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됐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 건물 지하 1층에서 노래주점을 운영하는 황정화(54) 씨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황씨의 영업장에는 빗물과 흙탕물이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내부 집기와 물품이 온통 진흙투성이가 됐다.
황씨는 "물이 지하 1층까지 차올라 안에는 발을 디딜 틈조차 없었다"며 "흙탕물이 그대로 밀려 들어와 손쓸 겨를도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피해를 본 영업장을 바라보며 "집기 가운데 피해를 보지 않고 건진 게 하나도 없다"며 "앞으로 생계를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광복절인 지난 15일 0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거제에는 누적 805.7㎜의 기록적인 비가 내렸다.
이날 오전에도 거제와 통영에는 시간당 50∼100㎜ 안팎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등 경남 곳곳에서 호우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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