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해안을 중심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산림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들어서만 재선충병 피해목이 14만그루에 육박하면서 안면송으로 대표되는 태안 소나무 군락 등 충남의 대표 산림자원까지 위협받고 있다.
충남도와 충남도의회 등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도내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은 13만 9922그루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생한 피해목 5331그루와 비교하면 약 26배 늘어난 규모다.
피해는 서해안권에 집중됐다. 태안 3만 4783그루, 보령 3만 1751그루, 청양 3만 1717그루, 서천 3만 1427그루 등 4개 시·군에서만 12만 9678그루가 발생해 전체의 92.6%를 차지했다. 특히 안면송으로 대표되는 태안의 소나무 군락은 지역의 대표적인 산림자원이자 관광자원이라는 점에서 피해 확산에 대한 우려가 크다. 재선충병이 계속 확산할 경우 산림 피해를 넘어 지역의 상징적 경관과 관광자원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솔수염하늘소나 북방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을 통해 소나무류에 옮겨지는 치명적인 산림병해다. 감염되면 나무가 말라 죽지만 치료제가 없어 감염목을 신속하게 제거하고 매개충의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충남도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359억원을 투입해 감염목 등 피해목 4만 1117그루를 제거하고 예방나무주사와 수종전환 등을 추진했다. 매개충 우화기인 6~7월에는 드론을 활용한 방제도 진행했다.
특별방제구역 지정도 확대된다. 충남도는 지난 7월 초 피해가 집중된 보령·서천·청양·태안 4개 시·군을 특별방제구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산림청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산림청은 피해 '심 이상' 지역을 대상으로 특별방제구역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충남에서는 이들 4개 시·군이 모두 대상에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태안은 이미 특별방제구역 지정 절차가 별도로 진행됐다. 산림청은 지난달 20일 '충청남도 태안군 소나무재선충병 특별방제구역 지정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따라서 이후 충남도가 보령·서천·청양의 추가 지정을 추진하는 것은 태안을 제외한 것이 아니라 태안의 지정 절차가 먼저 진행된 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산림청은 충남 서해안의 급격한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방제벨트도 구축할 계획이다. 피해가 심한 지역 외곽에 실행·완충구역을 두고 최외곽에는 수종 전환과 강도간벌, 나무주사 등을 통해 2㎞ 이상의 방제대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특별방제구역으로 지정되면 연중 방제와 방제 물량 확대, 기계화 작업 등이 가능해진다.
충남도는 내년도 방제사업을 위해 국비 200억원 지원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 규모가 이미 14만그루에 육박한 만큼 단순한 감염목 제거를 넘어 피해 확산 원인과 산림 관리, 방제 인력·장비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상기온에 따른 매개충 활동 증가와 소나무 생육환경 악화 등이 확산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충남의 소나무재선충병은 이제 개별 시·군의 산림병해충 문제가 아니라 서해안 산림 전체를 위협하는 산림재난으로 번지고 있다. 무엇보다 안면송 등 보전 가치가 높은 소나무 군락을 지키기 위해서는 피해목 제거와 확산 차단을 동시에 추진하는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