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비핵화·호르무즈 못 풀고… 갈등만 키운 美·이란 ‘60일 휴전’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평화협상 사실상 빈손 종료

이란, 통항료 징수 고수하며 대치
美, 해상봉쇄·이란 선박공격 재개
군사 불안에… 해협 통항 고사 상태

이란 강경파, 협상 틈타 무기 생산
친미 쿠르드 정부 “이란이 드론공격”
장기전 부담 트럼프, 전면공습 보류

전쟁 중인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설정했던 60일간의 협상시한이 끝내 성과 없이 만료됐다.

 

미국은 물론 이란도 장기전을 원치 않기 때문에 빠르게 종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MOU 체결 직후부터 양국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이 무위로 끝나 의미 없는 시간만 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종전 MOU에 따라 60일간의 협상 기간에 들어간 것은 지난 6월18일(현지시간)로, 이달 17일이 넘어가면서 협상 시간은 종료됐다. 양국은 MOU 체결 당시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고,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를 푸는 등 상대국에 대한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이란 비핵화와 같은 중대 쟁점을 논의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MOU는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두고 미국과 이란이 의견을 좁히지 못하며 체결 즉시 한계를 드러냈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의 전면 개방을 요구했지만, 이란 측은 해협의 통제권을 쥔 채 통항료 징수를 주장했다. 통제권 장악을 위해 이란 측은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고, 미국은 다시 대이란 해상봉쇄에 나서면서 ‘강대강’ 대치로 돌아가게 됐다.

 

이에 호르무즈해협은 MOU 기간이 끝난 뒤 오히려 선박들이 더 기피하는 ‘물길’이 됐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 집계 결과 지난 15일 해협을 통과한 화물선은 5척에 그쳤으며 16일에는 한 척도 없었다. 직전 주말 통항량은 31척이었다. 선박 통항은 지난주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가 운용하는 선박 3척이 운항 중 공격받았다고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밝힌 뒤 급감했다. UAE는 공격 주체로 이란을 지목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에서 공개한 영상 속 이란 모처에서 요르단의 미군 시설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에서 공개한 영상 속 이란 모처에서 요르단의 미군 시설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이 MOU 기간 동안 이란에 대한 공습을 계속하면서도 대화 여지를 남겼지만, 오히려 이런 이중적인 행동이 이란 강경파를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 특히 이란 지도부가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것은 트럼프 행정부에 불행이었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이란 행정부를 거치지 않은 채 이란의 실권을 쥐고 있는 이슬람혁명수비대(IGRC)에 접촉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협상은 무위로 끝났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강경파가 협상시한 동안 확전 준비에 주력했다고 보도했다.

 

IGRC는 협상시한에 정규군에 대한 통제권을 확대한 뒤, 이라크전 및 내부 진압 경험이 있는 숙련된 인사를 핵심 보직에 임명하고 미사일 및 드론 생산을 가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이란 강경파는 주도권을 잡고 선박을 공격해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했으며, 예멘의 후티 반군을 통해 해협의 우회로로 사용되던 홍해까지 전장을 넓혔다. 무력충돌의 범위가 또다시 확대될 우려도 제기된다.

미 공군 B-52 스트라토포트리스 폭격기가 ‘장대한 분노’ 작전 중 공중급유를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 공군 B-52 스트라토포트리스 폭격기가 ‘장대한 분노’ 작전 중 공중급유를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군사적 협력 관계로 알려진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 측은 이날 이란 드론이 총리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대대적 공격도 검토했으나 이란이 쉽게 항복할 가능성은 없는 데다 미군의 무기 재고 소진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에서 결국 한발 물러섰다.

 

그는 이날 협상 시한 만료를 의식한 듯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최우선 목표는 이란이 어떤 형태로든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의 전쟁도 출구를 찾지 못한 채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미국 측 협상 대표인 재러드 쿠슈너 중동 특사가 이날 이집트 알알라메인에서 하마스 지도부와 이례적인 회동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가자지구 내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골자로 하는 미국 주도의 ‘15개항 로드맵’을 다시 실현시키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회담에 정통한 또 다른 소식통은 하마스가 쿠슈너와의 회담에서 합의 이행에 대한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