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현지시간) 저녁 ‘케이콘(KCON) LA 2026’이 열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 K팝을 즐기러 온 전 세계 10∼20대 팬들로 2만석의 관중석이 빼곡하게 찼다.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신인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 등용문 역할을 해온 케이콘은 CJ ENM이 2012년 미국을 시작으로 한국·일본·프랑스 등 전 세계 약 14개 지역에서 개최해온 K페스티벌이다.
올해 케이콘은 14∼16일 크립토닷컴 아레나와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렸으며, LA컨벤션센터에서는 뷰티 축제인 ‘CJ 올리브영 페스타’를 함께 진행했다. 현장에서 만난 10대 여성 헤이든은 올리브영의 커다란 타폴린백을 어깨에 메고 “미국의 화장품 편집숍은 우리 같은 학생들에게 너무 비싼데 올리브영은 귀여운 아이템이 많고 가격도 합리적이라 잔뜩 살 수 있어서 정말 좋아한다”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케이콘 현장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5월 미국 주요 사업장을 점검한 지 3개월 만에 누나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 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 등과 함께 미국을 다시 찾았다. 이 회장은 “30년 전 ‘문화가 미래 산업’이라는 믿음에서 CJ의 문화 사업이 출발했듯, 이제 콘텐츠·푸드·뷰티 등으로 세계인의 일상을 채우는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리더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전날에는 올리브영 페스타를 찾아 뷰티 제품과 현지에서 판매 중인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제품 등을 직접 맛봤다. 그는 비비고 부스에서는 미국에서 최근 출시된 비비고 김치 누들을 시식하며 “킥(강렬한 맛)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K컬렉션’ 부스도 오랫동안 머물렀다.
CJ는 이날 LA 힐튼 글렌데일에서 열린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비전’ 기자간담회에서 북미 사업의 중장기 로드맵을 공개했다. 2028년까지 북미 매출 12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개별 사업과 브랜드별로 이뤄졌던 해외 진출 방식에서 벗어나 식품·콘텐츠·뷰티 등 그룹의 핵심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미국 소비자의 일상 전반으로 접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그간 CJ는 미국을 글로벌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식품, 콘텐츠, 물류 등 사업을 확대해왔다. CJ가 지난해 12월 진행한 ‘글로벌 K컬처 영향력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1000명 중 30%가 K푸드, K뷰티, K팝 등 K카테고리 전반을 모두 구매·소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김진식 CJ아메리카 공동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왜 미국이냐고 묻는다면, 미국이 세계 경제의 3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미국은 CJ그룹의 포트폴리오에 해당하는 식품·엔터·뷰티가 가계 소비의 4분의 1을 차지하는데 이 돈이 한국 기준으로 7000조원”이라고 설명했다.
CJ는 식품 및 바이오 영업 목적으로 1978년 뉴욕 사무소를 개설한 이후 1995년 드림웍스(영화사) 투자, 2003년 CJ Foods 설립, 2004년 뚜레쥬르 매장 오픈을 이어가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이후 비비고(2010년)·케이콘(2012년) 출범, 슈완스(2019년)·피프스시즌(2021년) 인수 등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거점화와 성장 속도를 높였으며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올리브영 매장 오픈까지 사업영토를 확장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 금액은 9조7000억원에 달한다. 현지 직원 수는 약 1만2000명이다.
허민회 CJ 대표는 “CJ는 30년 이상 미국 시장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온 식품, 콘텐츠, 뷰티 등 독보적 포트폴리오를 갖춘 유일한 기업”이라며 “한류 인기를 K라이프스타일 경험으로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북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