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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어린이집이 육아 거점으로”…기업들, ‘보육 인프라’에 힘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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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보육 지원이 단순한 직장 어린이집 설치를 넘어 지역사회 양육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하거나 보육 취약지역에 어린이집을 직접 짓는가 하면 대규모 사업장에는 수백 명 규모의 보육시설을 조성하는 식이다.

 

부영그룹 제공
부영그룹 제공    

18일 업계에 따르면 부영그룹이 지원하는 부산신항 6단지 ‘부영 사랑으로 어린이집’은 교육부가 추진하는 ‘2026년 육아쉼표’ 사업에서 창원시육아종합지원센터 거점 어린이집으로 선정됐다.

 

육아쉼표는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이용하기 어려운 가정을 위해 지역 어린이집을 거점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거점 어린이집에서는 부모교육과 부모·자녀 체험활동, 양육상담, 놀이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교육부의 2026년도 장관표창 계획에도 육아쉼표를 ‘지역사회 거점 양육지원’ 사업으로 명시하고 있다.

 

부산신항 6단지 부영 사랑으로 어린이집은 올해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사업비를 지원받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친환경 채소를 활용한 식습관·편식 교육을 비롯해 교사·부모와 함께하는 도서관 이용과 그림책 활동, 부모·자녀 놀이 코칭 등이 대표적이다. 해당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더라도 지역 내 영유아 가정이면 프로그램에 신청할 수 있다.

 

부영의 특징은 건설사가 아파트 어린이집의 임대료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보육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부영그룹은 ‘사랑으로 어린이집’을 아파트 관리동에 설치하고 임대료를 면제해 어린이집이 해당 비용을 행사비와 견학비, 교재비, 특별활동비 등에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사내 보육지원팀을 통한 보육행사와 부모·교사 교육, 보육 컨설팅도 지원한다. 부영 측에 따르면 전국 64개 사랑으로 어린이집 가운데 24곳이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교육부장관상과 지방자치단체장상 등을 포함해 누적 78건의 수상 실적을 기록했다.

 

기업이 보육시설을 지역사회에 직접 공급하는 사례도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저출생과 보육시설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부터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투입한 사업비만 1500억원 규모다. 2024년 10월 경북 봉화군 석포하나어린이집을 마지막으로 전국 100곳의 어린이집 건립을 마쳤다.

 

100곳 가운데 국공립어린이집이 90곳, 인근 중소기업 직원 자녀도 이용할 수 있는 상생형 공동직장어린이집이 10곳이다. 특히 농어촌과 섬 지역 등 상대적으로 보육시설이 부족한 곳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

 

하나금융이 공개한 사업 성과를 보면 100개 어린이집을 통해 7519명의 어린이를 돌볼 수 있는 보육 기반을 마련했다. 이 가운데 장애아동을 위한 어린이집은 18곳, 농어촌 지역 어린이집은 30곳이다. 어린이집 건립과 운영 과정에서 1510명의 일자리도 창출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시설 건립에서 그치지 않고 긴급 돌봄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하나금융공익재단은 국공립·사회복지 어린이집 50곳을 지원해 갑작스럽게 돌봄이 필요한 가정이 시간제 보육을 이용할 수 있는 ‘하나돌봄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대기업의 직장 보육시설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 보육 정원 300명 규모의 네 번째 어린이집을 추가로 신축했다. 연면적은 약 1780평이다. 기존 어린이집 3곳까지 합치면 수원사업장 한 곳에서만 어린이집 정원이 1200명, 연면적은 총 6080평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당시 이를 단일 사업장 기준 전국 최대 규모의 어린이집이라고 밝혔다.

 

삼성의 보육 지원은 직장 어린이집 운영뿐 아니라 프로그램 지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서소문 삼성어린이집 등에는 재정 지원과 함께 위생·영양·안전 관리, 교사교육과 보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복지재단은 올해 전국 어린이집 250곳을 대상으로 아동행동전문가 방문 지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가 어린이집을 방문해 공격성이나 산만함, 불안·위축 등 영유아의 행동을 관찰하고 교사에게 맞춤형 지도 방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도 자체 직원만을 위한 시설에서 벗어나 인근 중소기업 근로자의 자녀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일부 사내 보육시설을 ‘상생형 공동직장어린이집’으로 운영하고 있다. 신한금융희망재단은 서울 강북과 경기 일산 등에 관련 시설을 두고 있다.

 

기업들의 보육 지원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직원 복지 차원에서 직장 어린이집을 마련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아파트 입주민은 물론 지역 주민과 중소기업 근로자까지 이용 대상을 넓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모든 지역에 육아지원시설을 직접 설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아파트 어린이집이나 기업 보육시설이 지역의 ‘육아 거점’ 역할을 맡는 모델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번 육아쉼표 선정 역시 이 같은 흐름과 맞닿아 있다. 단지 입주민을 위한 보육시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역 영유아 가정이 부모교육과 상담, 놀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생활권 내 양육지원 시설로 역할을 넓혔다는 점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