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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지방이전 추진에 내부 동요·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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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르면 25일 계획 발표

금감원 “서울로 역출장은 비효율”
국책은행·민간 금융사 거부 동참
인력 이탈·업무 효율성 저하 우려
기업·산업·수출입은행 불안 호소
금융노조 “총파업 불사”… 靑에 서한

전문가 “금융 특수성 간과 말아야”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 발표를 앞두고 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다. 금융당국 직원들 사이에서는 핵심 인력 이탈과 업무 효율성 저하를 우려하며 이전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주요 국책은행과 일반 사기업 성격을 띤 민간 금융회사까지 반발에 가세하면서 파장이 금융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18일 금융권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25일 중앙부처 이전과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을 공개하고 이전 작업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이전 대상에는 정부서울청사에 있는 금융위원회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을 비롯해 주요 국책은행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 발표를 앞두고 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빌딩 모습. 연합뉴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 발표를 앞두고 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빌딩 모습. 연합뉴스

◆“현장 중심의 집행기관 특성 외면”

 

금융당국의 지방이전 문제는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지난해에도 정부와 여당이 금융위 조직을 해체하고 금감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해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당국 안팎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백지화된 바 있다.

 

검사나 감독 기능은 서울에 남기고 일부 기능만 이전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최근 정부의 강경한 분산 배치 기조에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다. 특히 정책을 수립하는 금융위와 달리 현장 검사와 인허가 등 집행 업무를 수행하는 특성상 이전 비효율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부서에 따라 금융회사 현장 검사와 면담, 인허가 확인 등을 위해 1년의 절반 이상을 현장에서 체류하는 실정”이라며 “대면 업무를 위해 매번 서울로 출장 다녀야 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국민의 금융접근성 측면에서도 득보다 실이 많다”고 토로했다.

 

금감원 노동조합도 전날 “금융회사 본점의 91.6%, 현장검사 대상의 88.3%, 금융민원의 81.4%가 수도권에 밀집한 상황에서 지방이전은 심각한 비효율을 낳는다”라는 반대 입장을 냈다. 노조는 향후 상황에 따라 파업이나 시위 같은 집단행동까지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에 비해 조직이 작은 금융위 내부에서는 세종행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기류도 감지된다. 부처 이전 자체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 속에 가족은 서울에 남기고 혼자 세종으로 내려가는 방안 등을 현실적으로 고민하는 직원들도 나타나고 있다.

 

◆국책은행·민간회사까지 번진 반발

 

이전 반발 움직임은 주요 국책은행과 여타 금융기관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노조 측은 “은행원들이 본점에서 한 번쯤 일하는 것을 꿈꾸는데, 지방으로 이전하면 오히려 격지화가 돼 직원들이 본점을 기피하고 결국 회사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KDB산업은행 노조 측도 “직원의 60%가 기혼이고 맞벌이 부부가 대부분인데 평생 주말부부를 해야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많다”고 전했고, 박상진 회장을 향해선 반대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한국수출입은행 관계자 역시 “복지가 적어도 서울에 있어서 국책은행에 오는 직원들이 있는데 지역으로 가게 되면 직업 안정성은 있지만 ‘거주 안정성’이 떨어져서 인재들이 떠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이날 항의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고 다음 달 4일엔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와 동반 이전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산하 자회사 내부도 어수선한 상태다. 한 산하 기업 관계자는 “이전 여부를 둘러싼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저연차 직원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재취업을 준비해 퇴사하겠다는 반응까지 나온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정책 취지에는 일부 공감하면서도 금융산업의 특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전선애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수도권 밀집 완화를 위한 대안 도시 육성이나 데이터 시설 등의 분산 배치는 가능하다”면서도 “금융업 특성상 핵심 인재와 IT·법률 서비스 등의 집적이 필수적인 만큼, 정부가 인위적으로 기관들을 흩어놓을 경우 국가 금융경쟁력이 훼손되고 이를 회복하는 데 막대한 시간을 허비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