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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물밑 접촉 가능성, 한국 ‘패싱’은 반드시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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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대화 요청에 응답”
정작 한·미 동맹은 이상기류 ‘뚜렷’
‘비핵화’ 원칙 사수에 총력 다하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대화 요청에 응답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매우 긍정적”이라고 낙관했다. 북·미 관계 개선은 남북 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만큼 마냥 경계해야 할 일은 아니다. 우려스러운 것은 미국이 오는 11월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선거용 이벤트로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이를 위해 북한의 전술 핵무기 보유도 용인하는 쪽으로 돌아선다면 한국 입장에서는 ‘안보 재앙’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트럼프의 북한 관련 발언은 한·미 동맹의 이상 기류가 감지되는 시점에 나와 더욱 눈길을 끈다. 전날 트럼프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대폭 축소를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이란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노력에 한국이 동참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정말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에 미 언론은 ‘앞서 한국 정부가 약속한 대미 투자 실행이 지연되자 트럼프가 불만을 터뜨린 것’이란 분석을 제기했다. 사실이라면 동맹으로서 의무 이행마저 흥정 대상으로 여기는 트럼프 특유의 협상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어제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 개시에 맞춰 열린 국무회의에서 “동맹이 굳건해야 안보의 근간이 더 튼튼해질 것”이라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언급하긴 했다. 하지만 그보다는 현재 주한미군 사령관이 갖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의 조속한 환수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치중했다. 물론 ‘자주 국방’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당장 시급한 과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토와 국민을 지키는 일이다. 한국에 주둔한 미군 역할을 놓고 한·미 정상 간에 이견이 있는 듯한 모습은 국민적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 청와대는 “긴밀한 한·미 공조하에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란 원론적 입장만 내놓았다. 김정은·트럼프 간 물밑 접촉 정황을 이 대통령이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 이는 무능의 극치라고 할 것이다. 알면서도 수면 위로 부상하기까지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면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외교·안보 당국은 정상회담 개최를 염두에 둔 북·미 간 대화에서 한국이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데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 비핵화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