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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응답 긍정적” 발언에도 구체정보 없어… 美 정가는 냉담 [트럼프 북·미대화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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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창구인 대북특별대표 공석
美 싱크탱크 “대화 준비 안보여”

트럼프 한·미훈련 축소 지시 따라
UFS 연합훈련 대폭 조정 움직임
“대미투자 지연 불만 표출” 보도

靑, 투자 1호 ‘반도체 논의설’ 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응답을 받았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진위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관련한 언급을 일절 내놓지 않고 있는데, 워싱턴 조야의 냉담한 분위기와 달리 일각에선 실제 대화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응답을 받았다고 했지만, 김 위원장의 응답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합훈련 축소 지시 이후인지, 과거 두 사람 사이에 오간 화답을 언급한 것인지 불분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응답을 받았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진위에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응답을 받았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진위에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연합뉴스

워싱턴 정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소통 방식에 비춰 그의 발언을 곧이곧대로 믿는 분위기는 많지 않다. 북한의 반응이 나온 뒤에야 관련 정황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시드니 사일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이날 긴급 좌담회에서 “이번 조치가 북한과의 접촉을 위한 준비가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인지, 북한이 원하는 조건을 어느 정도 받아들여 협상 테이블에 나와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인지 묻는다면 현재로선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소통 창구는 뉴욕의 주유엔 북한대표부를 통한 뉴욕 채널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북외교를 총괄하던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자리는 2024년 7월 이후 공석인 상태로, 워싱턴 조야에서는 접촉이 원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산한 파주 훈련장 한·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 이틀째인 18일 경기 파주시의 한 훈련장이 텅 비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규모를 전격 축소하라는 지시를 내린 뒤 미 국방부는 “적극 이행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주=남정탁 기자
한산한 파주 훈련장 한·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 이틀째인 18일 경기 파주시의 한 훈련장이 텅 비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규모를 전격 축소하라는 지시를 내린 뒤 미 국방부는 “적극 이행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주=남정탁 기자

일부 전문가들은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가 전달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뉴욕 채널(유엔대표부)뿐 아니라 중국 베이징에서도 북·미 간 소통이 오갈 수 있다”며 “북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수령했다면 이 또한 응답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케빈 김 전 주한미대사 대리가 대사로 있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도 소통 창구 중 하나로 거론된다”며 “다만 트럼프 1기 때처럼 대북팀이 잘 보이지는 않으며, 실무적으로 준비가 과연 잘됐을까 하는 의문은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관련 질문을 받고 “정부는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며 “북·미 대화가 이뤄진다면 한반도 평화·안정 및 남북 화해협력 국면으로의 전환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한 한·미 연합훈련 축소 조짐은 구체화하고 있다. 당장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과 연계된 대대급 이상 연합 야외기동훈련(FTX) 14건 중 상당수가 취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가 따로 시행하거나 한국군 단독으로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한미연합사령부의 연습 지휘소가 경기 성남 소재 CP 탱고에서 평택 캠프험프리스로 바뀌었다가 다시 CP 탱고로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지난 17일 저녁 CP 탱고에 있던 인원이 철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된 인원들은 평시 지휘시설인 캠프험프리스로 분산해 훈련을 진행할 전망이다. 연합연습 일정도 2주에서 절반으로 단축해 적 공격 방어 연습만 하고 반격 연습은 추후 방법을 찾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연습 도중에 일정이 대폭 변경·축소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우리 사이 괜찮지? 金 사진 올린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김 위원장이 전화기를 들고 “도널드, 우리 사이 괜찮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트루스소셜 캡처
‘우리 사이 괜찮지? 金 사진 올린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김 위원장이 전화기를 들고 “도널드, 우리 사이 괜찮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트루스소셜 캡처

이같은 조짐이 굳어지면 한·미 연합 지휘통제·상호운용성 등을 높이는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 한국군 주도 연합지휘체계 검증과 능력 향상이 필수인 상황에서 미군 참가 비중의 감소는 전작권 전환 평가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크 몽고메리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연합훈련이 축소되면 중국과 북한을 억지하는 미국의 능력이 약화할 뿐 아니라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확신을 동맹국에 주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미 연합훈련 축소 배경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한국과의 경제 현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불만이 반영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폴리티코에 한국의 3500억달러(약 494조원) 규모 대미투자와 관련해 “지금까지 본 협상 상대 중 가장 느리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쿠팡 문제도 한 요인으로 꼽았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도 이날 좌담회에서 현재 한·미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도 “한국이 1차 (대미) 투자분을 발표하면 트럼프는 다시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자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를 요구한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대미 전략투자 1호 후보 프로젝트로 반도체를 논의 중이라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