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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5시간 미만 ‘쪼개기 고용’ 200만명 첫 돌파… AI 고노출 업종 청년일자리 27만개 줄었다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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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반도체 호황에 韓 성장률 3.5%로 깜짝 상향

주당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초단시간 취업자’가 지난달 기준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주 15시간을 기점으로 주휴수당과 퇴직금, 사회보험 등 사업주의 비용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 초단시간 일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년간 인공지능(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청년 일자리 26만8000개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AI가 청년 일자리를 뺏은 ‘원흉’이라기보다 ‘중고 신인’을 선호하는 구조를 증폭시킨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한국은행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대폭 상향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증가와 세입 호조가 성장세를 이끌어갈 것이란 판단에서다.

 

◆인건비 줄이려 ‘쪼개기 고용’…초단시간 근로자 200만명 돌파

 

18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주 1~14시간 취업자는 202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187만6000명)과 비교해 15만3000명(8.2%) 늘었다. 7월 기준으로 200만명을 넘어선 것은 200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올해 7월 전체 취업자 2913만6000명 가운데 1~14시간 취업자는 7.0%를 차지해 이 역시 역대 가장 높았다. 근로기준법상 4주 평균 주당 근무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는 주휴수당을 받을 수 없다. 퇴직급여도 적용 대상이 아니다.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도 근로시간과 근무 기간 등에 따라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어 대체로 양질의 일자리로 구분되지 않는다.

 

그러나 주 1~14시간 취업자는 매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 92만2000명이던 취업자 수는 2018년 115만8000명으로 처음 100만명대를 넘겼고, 2021년 150만명대를 돌파한 이후 5년 만에 200만명대를 넘어섰다.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3.4%에서 올해 7.0%로 10년 만에 취업자 수와 비중이 모두 두 배 넘게 늘었다.

 

주당 근무시간을 17시간 이하로 넓혀도 이러한 흐름은 비슷하다. 올해 7월 1~17시간 취업자는 283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10만8000명(4.0%) 증가해 198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7월 기준으로 가장 많다.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7%로 7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취업자 10명 중 1명꼴로 주당 일하는 시간이 17시간을 넘지 않는 셈이다. 초단시간 일자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체 취업자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지난달 35.2시간으로 역대 7월 기준 가장 짧았다. 10년 전인 2016년(43.4시간)과 비교하면 8.2시간 줄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올해는 조사대상 기간 공휴일이 포함돼 평균취업시간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주 15시간을 경계로 달라지는 노동비용도 이 같은 현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주 1~14시간 근로자를 고용하면 주 15시간 초과(월간 소정근로시간 60시간 이상) 근무자와 비교해 노동비용을 시간당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다. 사업주 입장에서 비용 부담을 낮출 목적으로 단순근로를 중심으로 오전과 오후 일자리를 쪼개다 보니 초단시간 근로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정수환 KDI 연구위원은 “최근 초단시간 근로자 증가세 원인은 노인 일자리 증가와 주 15시간을 경계로 발생하는 사업주의 비용 부담 차이”라며 “단기적으로 사회보험 기준을 완화하고 보조금 제도를 활용해 사업주 비용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 한 대학 게시판에 붙은 AI 관련 행사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서울 한 대학 게시판에 붙은 AI 관련 행사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청년일자리 감소분 94%가 AI 고노출 업종

 

한은 조사국 고용연구팀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청년고용 위축, AI 탓인가? 변화하는 경력 사다리와 대응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6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청년층(15∼29세) 일자리는 28만5000개 감소했다. 이 가운데 26만8000개(94.0%)가 AI 고노출 업종이었다. 같은 기간 50대 일자리는 오히려 23만개 늘었고, 이 중 17만3000개(75.2%)가 AI 고노출 업종이었다.

 

업종별로는 AI 활용 가능성이 큰 지식서비스업에서 청년 일자리가 대거 사라졌다. 4년 사이 정보서비스업 31.4%, 출판업 27.4%,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 16.6%, 전문서비스업 11.6% 순으로 청년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오삼일 한은 고용연구팀장은 “AI는 (초년생이 맡는) 매뉴얼에 있는 업무를 주로 하는 반면 시니어는 맥락을 이해하고 조직에 특화된, 암묵지에 기반을 둔 일을 한다”며 “(시니어 업무는) AI가 대체하기 어렵기에 시니어는 혜택을 보고 주니어는 상대적으로 타격을 받는다”고 해석했다. 

 

실제 최근 청년고용 감소는 AI가 업무를 자동화한 업종에 집중됐다. 반면 AI가 인간을 보조하는 ‘증강’ 활용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같은 패턴이 나타나지 않았다.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에 상대적으로 고학력 근로자가 많다 보니, 최근 학력별 실업률도 격차가 커졌다. 챗GPT가 출시된 2022년 11월 이후 대졸 청년층의 평균 실업률은 7.0%로 전문대졸 이하 청년층(5.4%)보다 1.6%포인트 높았다. 2019년 1월∼2022년 10월의 대졸 청년 실업률은 8.2%로 전문대졸 이하(8.0%)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지표를 종합한 후 “AI가 모든 원인이라기보다는 기존의 ‘경력 사다리’ 약화를 AI가 더 가속화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청년 채용은 2022년 하반기 이전부터 감소 추세였다. 코로나19 확산기 때 과잉채용의 정상화, 기업의 수시채용·업무 외주화 증가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재택근무 확산도 AI에게 유리한 업무의 표준화·모듈화를 불러 결과적으로 청년고용을 악화시켰다. 

 

◆무디스, 韓 성장률 3.5%로 상향

 

무디스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3.5%, 내년에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가 지난달 말 집계한 8개 주요 투자은행(IB)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3.2%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치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 2월 발표한 한국 국가신용등급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을 1.8%로 내다봤다. 이후 5월 글로벌 경제 전망에서는 2.5%로 상향했고, 석 달 만에 1.0%포인트를 추가로 올렸다. 전망치가 반년 만에 두 배로 뛴 셈이다.

 

이 같은 전망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수출은 1∼7월 5950억6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0.5% 증가했다. 무디스는 “칩 수요는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의 고급 메모리 공급업체를 대체할 만한 기업은 현실적으로 제한돼 있다”며 반도체 사이클이 적어도 2027년 중반까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정부 주도로 진행 중인 3대 메가프로젝트에 관해 “기술혁신에 발맞추려는 지속적이고 일관된 정책 노력을 보여준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호조에 힘입어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도 전망했다. 올해 GDP 대비 재정 적자는 애초 목표보다 0.1%포인트 개선된 3.8%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정부의 부채 증가와 고령화로 인한 장기적 재정 부담은 과제로 꼽았다. 추후 정책 개혁이 없다면 고령화에 따른 의무지출과 국방·안보 비용,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한 투자 비용 등이 재정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