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캐나다산 제품을 상대로 부과하려 했던 50% 관세가 시행을 하루 앞두고 전격 유예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공지능(AI) 합성 이미지를 게시했다. 땅에 파묻힌 거대한 파이프라인을 트럼프가 끄집어내는 모습이다. 해당 파이프라인에는 ‘키스톤’(KEYSTONE·핵심)이란 글자가 큼직하게 새겨졌다. 키스톤 파이프라인이 묻혀 있던 곳 옆에 세워진 낡은 비석에는 ‘바이든에 의해 매장됐다’(BURIED BY BIDEN)고 적혀 있다.
이미지와 함께 올린 글에서 트럼프는 “내일(19일) 아침부터 발효될 예정이었던 대(對)캐나다 50% 관세를 사흘간 일시 중단했다”며 “이는 캐나다와 미국이 문서 최종 확정을 전제로 합의에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슬리피(sleepy·졸린) 조 바이든에 의해 오래전에 폐기됐던 위대한 키스톤 XL 파이프라인이 무덤에서 되살아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슬리피 조 바이든’이란 고령의 바이든 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자주 보이는 데 착안해 트럼프가 그에게 붙인 별명이다.
이는 트럼프의 전임자인 바이든 행정부 시절 사망 판정을 받은 이른바 ‘키스톤 XL 파이프라인’이 캐나다와의 협의 아래 되살아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키스톤 XL 프로젝트란 캐나다 앨버타주(州)와 미국 네브래스카주를 잇는 약 1930㎞ 길이의 송유관 건설 사업이다. 완공되는 경우 캐나다산 석유를 수입하는 데 드는 비용을 낮춰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미국·캐나다 환경 운동 단체들은 “심각한 토양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환경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2015년 11월 해당 사업에 ‘불허’ 판정을 내렸다.
트럼프는 2017년 1월 대통령으로서 첫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키스톤 XL 프로젝트를 다시 허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하지만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상대로 승리한 바이든은 이듬해 취임 직후 사업을 중단시켰다. 그러자 키스톤 송유관 운영사인 TC 에너지는 미국 행정부의 오락가락하는 태도에 실망한 나머지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앞서 트럼프는 “캐나다가 자동차, 주류, 유제품 등 산업에서 미국 제품을 차별하고 있다”며 8월19일부터 캐나다산 수입품에 무려 50%나 되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 관세가 시행되면 200억달러(약 28조원)에 이르는 캐나다의 대미 수출이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최근 이틀 연속으로 트럼프와 전화 통화를 하며 관세 부과과 유예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