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하자는 주장에 국민 10명 중 6명이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9일 나왔다. 찬성 의견은 남성 64.8%, 여성은 54.5%로 남녀 모두 절반을 넘었다. 이러한 가운데 병역제도를 어느 방향으로 바꿀지 묻자 20~30대는 다른 세대보다 뚜렷하게 현행 징병제 유지를 택했다.
◆ 여성 징병 찬성 59.6%…가장 높은 집단은 20~30대 남성
개혁신당 개혁연구원이 앞선 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병역제도 개편 여론조사’를 보면,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하자는 주장에 59.6%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는 34.0%였다.
성별로는 남성 64.8%, 여성 54.5%가 찬성해 남녀 모두 과반 이상이었다. 찬성 비율이 가장 높은 집단은 20~30대 남성으로 71.7%가 긍정적인 뜻을 밝혔다.
◆ 선택적 모병제 찬성 47.4%…“병력난 해결엔 도움 안 돼” 49.9%
선택적 모병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47.4%, 반대는 41.9%로 집계됐다. 다만 이 제도가 병력 충원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응답이 더 많았다.
42.7%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한 반면 49.9%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제도 도입에는 찬성하면서도 효과는 미덥지 않게 보는 셈이다.
병역제도의 방향을 묻자 ‘징병제와 모병제의 병행’이 41.5%로 가장 많았다. ‘현행 징병제 유지’가 35.4%, ‘전면 모병제 전환’은 10.6%로 뒤를 이었다.
세대별로는 답이 갈렸다. 20대와 30대에서는 ‘현행 징병제 유지’가 각각 48.3%, 47.6%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20~30대 남성만 놓고 보면 49.0%가 현행 유지를 꼽았다.
◆ 이준석 “당사자가 빠진 설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선택적 모병제에 국민 전체는 찬성이 우세했지만 제도의 대상이 될 2030은 남녀 가리지 않고 매우 반대가 41%에 달했다”며 “당사자가 빠진 설계라는 신호로, 병역제도 개편은 제도를 짊어질 세대의 동의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선거여론조사가 아닌 사회 현안 조사여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신고 대상이 아니다. 개혁연구원은 표집과 가중치, 오차범위 산정은 일반 정치 여론조사 기준에 준해 설계·실시했다고 밝혔다.
◆ 대통령 “선택적 모병제 도입” 지시 엿새 만에 나온 조사
조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선택적 모병제를 국방개혁의 핵심 과제로 못 박은 지 엿새 만에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속적인 저출생 때문에 현재 같은 인력 중심의, 보병 중심의 비효율적인 군 구조를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또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선택적 모병제를 도입해서 우리 군을 첨단 장비와 기술중심의 스마트 정예 강군으로 탈바꿈시키려는 국방 개혁을 빠르고 빈틈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첨단과학기술 분야에 ‘기술집약형부사관’ 직위를 두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현역 군인 가운데 간부 비율은 지금의 40%에서 2040년 63%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배경에는 줄어드는 병역자원이 있다. 입영 대상 병역자원은 2019년 33만2000명에서 2022년 25만7000명으로 줄었고, 2035년 22만8000명, 2043년에는 12만명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여성 현역병’ 법안 발의
여성의 군 복무 문호를 넓히자는 논의는 국회에서 먼저 나왔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8월19일 여성도 현역병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상 여성도 지원을 통해 현역이나 예비역으로 복무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장교와 부사관으로만 선발돼 일반 병사로 복무할 수 있는 길은 막혀 있다.
개정안은 병무청장이나 각 군 참모총장이 현역병을 뽑을 때 성별과 관계없이 지원자를 선발할 수 있도록 했다. 국방부 장관이 여성 현역병의 복무 실태와 고충 처리 현황, 제도 운영 성과를 매년 정기국회 개회 전까지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조항도 담겼다.
발의 당시 김 의원실 자료를 보면 국군 상비병력은 2019년 56만3000명에서 지난해 7월 45만명으로 6년 새 11만3000명 줄었다. 2028년까지 50만명을 유지한다는 목표에는 5만명가량 모자란다.
다만 이 법안은 ‘의무’가 아닌 ‘지원’을 전제로 해, 통과되더라도 병력 규모에 곧바로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다.
학계에서도 한발 더 나간 검토가 나왔다. 육군사관학교 연구진은 학술지 ‘혁신기업연구’에 ‘지속가능한 병역제도 시행을 위한 여성징병제 도입가능성 연구’ 논문을 싣고 여성 징병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연구진은 “과학기술강군 육성 정책은 여성의 전장 참여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배경을 제공한다”며 “병 봉급 인상은 징병제에 대한 보상 체계를 강화해 병역의 매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여성 징병제는 지속적인 상비 병력 유지에 기여하며 병력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54세 이상의 병력이 동원된 사례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여성 전투부대의 활약은 여성이 군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여성 징병제는 단순한 병력 충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