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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曺, 대법관 후보자 서면 제청… 靑·사법부 갈등 비화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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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자진 사퇴에 탄핵 소추까지 거론
헌법상 대법원장 제청권은 존중돼야
‘사법권 독립 침해’ 선례 남기지 말길
출근하는 조희대 대법원장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2026.8.19 cityboy@yna.co.kr/2026-08-19 09:29:08/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출근하는 조희대 대법원장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2026.8.19 cityboy@yna.co.kr/2026-08-19 09:29:08/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조희대 대법원장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대법관 임명을 제청하며 이례적으로 ‘서면 제청’ 형식을 취한 것의 후폭풍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어제 회의를 열고 조 대법원장의 증인 출석 요구를 의결했다. ‘대면 제청’이 이뤄져 온 관행을 깬 경위를 따져 묻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 일각에선 조 대법원장 탄핵 소추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임기가 9개월여 남은 조 대법원장을 겨냥해 “당장 나가라”고 촉구했다. 사법부 권위의 추락이 참으로 개탄스럽다.

헌법 104조 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했다. 이처럼 대법원장의 제청과 대통령의 임명은 완전히 별개의 행위다. 다만 지금까지는 법원행정처와 청와대비서실 간에 긴밀한 사전 협의가 있은 뒤 최종적으로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직접 만나 제청을 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협의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 대법원장과 이재명 대통령이 각각 원하는 대법관 후보자가 서로 달랐다는 의미다. 조 대법원장이 이 대통령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은 점은 유감이다.

그렇더라도 이것이 자진 사퇴, 심지어 탄핵 소추까지 들먹이며 한 나라의 대법원장 거취를 흔들 사안인가. 헌법이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을 분리한 취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이 대법관 인사권을 독점하는 경우 정부·여당과 친한 법조인들이 대법원을 장악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민주당은 문재인정부 시절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법관 제청과 관련해 “대통령이 원하는 인사가 적절하지 않으면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점을 상기하길 바란다.

이제 공은 청와대로 넘어갔다.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최종영 대법원장이 제청한 대법관 후보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결국 제청을 수용하고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했다. 이 대통령 역시 헌법이 보장한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존중해 국회에 인준을 요구하는 것이 순리다. 앞으로 청문회 등에서 대법관 후보자로서 흠결이 드러나는 경우 그때 임명동의안을 부결해도 무방하지 않겠는가. 여당은 이 사안을 과도하게 정치화해선 안 된다. 청와대 역시 사법부와의 갈등은 자칫 삼권분립 형해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