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남쪽의 잔디밭은 흔히 ‘사우스론’(South Lawn)으로 불린다. 대통령이 백악관 밖으로 이동하거나 또는 외부 일정을 마치고 백악관에 복귀할 때 그의 전용 헬리콥터 ‘마린원’이 뜨고 내리는 장소다. 그런데 잔디밭 일부를 없애는 대신 그 자리에 새롭게 헬리패드(소규모 헬기 이착륙장)를 지어 눈길이 쏠린다.
1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출입 기자들과 함께 헬리패드 설치를 위한 공사 현장을 둘러봤다. “내가 할 줄 아는 것은 건축뿐”이란 농담을 던진 트럼프는 “잔디 보호를 위해 화강암으로 된 헬기 이착륙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만간 대통령 전용 헬기로 해병대가 운용하는 신형 모델이 도입될 예정인데, 이 헬기가 뜨고 내릴 때 잔디에 불이 붙어 손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헬리패드가 완공되면 잔디밭에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백악관 헬리패드 설치는 오는 9월로 예정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시진핑은 오는 9월23일 미국에 도착해 이튿날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한 뒤 25일 출국할 예정이다. 실제로 트럼프는 “9월24일 시 주석의 도착에 맞춰 (헬리패드) 준비가 완료될 것”이라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현재 백악관 동쪽에선 거대한 연회장 신축 공사도 한창이다. 트럼프는 국빈 만찬 개최 등을 위해 최대 1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초호화 연회장을 짓겠다며 2025년 10월 공사를 지시했다. 이를 위해 기존 백악관 동관 건물이 철거되기도 했다. 연회장은 적의 공습에 대비하기 위한 지하 벙커와 옥상의 드론(무인기) 이착륙 시설 등도 갖출 예정이다.
다만 문화유산 보존을 목표로 하는 민간 단체가 “백악관 훼손을 막아 달라”며 연방법원에 소송을 내며 트럼프의 구상은 꼬이고 있다. 1심에 이어 최근에는 항소심도 “백악관 구조 변경을 연방의회 승인 없이 추진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판결하며 공사 중단을 명령했다. 현재 공정률이 65%로 완공까지 얼마 안 남은 가운데 백악관은 “공사를 재개하게 해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