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대표의 얼굴을 로고에서 떼어내고 일본에 진출한 더본코리아의 저가 커피 브랜드 빽다방이 첫 성적표를 받았다.
20일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6일 일본 도쿄 신바시에 이어 18일 칸다에 빽다방 매장을 잇따라 열었다.
신바시 1호점은 오픈 당일 영업 시작 전부터 대기 줄이 늘어섰으며, 평일 기준 하루 1000여잔의 음료가 판매됐다. 대표 메뉴인 ‘원조커피’가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앞서 빽다방은 지난 7월 기존 로고에서 백 대표의 얼굴을 뺀 새로운 BI를 공개하고, 영문 브랜드명인 ‘Paik's DABANG’을 내세웠다. 해외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다양한 국가에서도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전략이다.
일본 진출의 첫 성적표는 빽다방이 백 대표를 넘어 브랜드 자체의 경쟁력을 시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에서 빽다방과 백 대표를 떼어놓고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사정이 달라 보인다.
현지 소비자가 백 대표를 알아도 그가 운영하는 수많은 외식 브랜드 중 빽다방까지 연상하기는 쉽지 않아서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빽다방을 ‘한국의 인기 카페’, ‘큰 사이즈’, ‘저렴한 가격’, ‘한국에서 먹던 맛’ 등 반응이 눈에 띈다.
홍콩반점 일본 매장을 찾으며 백 대표를 떠올리는 누리꾼도 있지만, 이러한 인지도가 빽다방 브랜드에 대한 직접적인 인지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빽다방은 일본에서 브랜드 자체로 승부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빽다방은 일본 시장에서 아메리카노를 250엔(약 2200원), 카페라떼를 380엔(약 3400원)에 선보였다. 테이크아웃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하고 주문존과 픽업존을 분리했다. 주문한 메뉴와 주문번호, 주문 잔수를 표시하는 ‘스마트 픽업 시스템’도 도입했다.
일본 전용 빽다방 애플리케이션(앱)은 오픈 초기 단 4일 만에 가입자가 4000명에 달했고, 같은 기간 전체 주문의 약 30%가 앱에서 이뤄졌다.
메뉴 현지화도 적극적이다. 아침 대용으로 즐길 수 있는 콘스프와 말차·키나코 등 일본 전용 메뉴를 선보이는가 하면, 현지 소비자가 익숙한 식재료와 일본 시장 전용 원두 블렌드를 적용했다.
현지 고객의 취향을 반영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과 큰 용량, 빠른 서비스’라는 기존 브랜드 정체성은 유지했다.
일본 현지 전용 메뉴 개발과 테스트 등을 진행할 ‘빽다방 LAB’도 구축한 더본코리아는 매장 두 곳의 성과와 고객 반응을 토대로 향후 도쿄 내 추가 출점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번 일본 진출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백종원 없이도 빽다방이 통할 수 있느냐’에 있다.
백 대표의 얼굴을 로고에서 빼면서도 이름에는 ‘Paik's’를 남겼고, 대표 메뉴에는 한국에서 익숙한 원조커피를 유지했다.
백 대표의 이름값은 가져가되, 브랜드 자체의 경쟁력을 시험하는 방식에 가깝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일본 고객의 메뉴 선호도와 이용 패턴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빽다방 LAB을 통해 현지 운영 모델을 고도화해 일본 내 브랜드 접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