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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이상 8604명 시대…장수 비결은 ‘절제된 식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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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사는 10명 중 7명 “요양시설 안 간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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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100세를 넘긴 사람이 8604명으로 집계됐다. 10년 전보다 2.7배로 늘어난 규모다. 이들이 꼽은 장수 비결은 소식 등 절제된 식생활이 가장 많았다. 특히 4명 중 3명은 평생 술도 담배도 입에 대지 않았다.

 

◆ 10년 만에 2.7배…남성 증가율이 여성 앞질렀다

 

국가데이터처가 20일 발표한 ‘2025 인구주택총조사 100세 이상 고령자조사 집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11월1일 기준 100세 이상 고령자는 8604명이다.

 

이는 2015년 3159명보다 5445명(172.4%) 늘어난 수치다. 이번 조사는 2020년 결과가 코로나19 영향으로 공표되지 않아 10년 전인 2015년과 비교가 이뤄졌다.

 

전체 인구를 감안한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고령자도 2015년 6.4명에서 17.3명으로 2.7배가 됐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10.5%로, 2015년 조사 당시의 11.5%보다는 다소 낮아졌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100세 이상 고령자는 1925년 11월1일 이전에 태어난 분들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쳤고 당시 영양 상태도 지금보다 좋지 않았던 세대”라며 “그럼에도 고령자 수가 크게 늘고 있어 앞으로도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7176명으로 전체의 83.4%를 차지했다. 남성은 1428명으로 16.6%였다. 2015년과 비교하면 남성이 233.6%, 여성이 162.8% 늘어 남성의 증가율이 더 높았다. 여성 비중은 2015년 86.5%에서 3.1%포인트 낮아졌다.

 

◆ 숫자는 경기에, 밀도는 전남·제주에

 

단순 인원은 인구가 많은 경기에 몰렸다. 경기의 100세 이상 고령자는 2052명으로 전체의 23.8%였다. 이어 서울 1268명, 경북 559명으로 뒤를 이었다.

 

인구 규모를 고려한 10만명당 고령자 수는 전남이 31.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제주가 30.4명, 강원이 28.6명 순이었다. 2015년에도 제주가 17.2명, 전남이 12.3명으로 상위권이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전체 숫자는 인구가 많은 경기 등에 몰려 있지만 10만명당 인구로 표준화해서 보면 전남과 제주 등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군구별로는 경기 고양시가 188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만명당 기준으로는 전남 고흥군이 91.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 4명 중 3명은 가족과 함께…90%는 만성질환

 

이번 조사에서는 100세 이상 고령자 8604명 가운데 집에서 생활해 조사가 가능한 재가 고령자 4280명을 대상으로 주거·건강·생활 실태를 따로 파악했다. 시설 거주자는 생활실태 조사가 어려워 대상에서 제외됐다.

 

재가 고령자의 75.1%는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고 혼자 사는 비율은 20.7%였다. 함께 사는 가족은 자녀와 그 배우자가 68.4%로 가장 많았다.

 

고령자를 돌보는 사람 역시 자녀와 그 배우자가 73.5%로 가장 많았고, 요양보호사·간병인 등 유료 수발자가 35.6%로 뒤를 이었다.

 

건강 측면에서는 고령자의 90.0%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다. 질환별로는 고혈압이 56.7%로 가장 많았고 관절염 39.9%, 치매 29.1%, 당뇨병 15.7% 순이었다.

 

인지 상태를 보면 87.4%가 자신의 이름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87.8%는 가족을 알아봤다. 자신의 나이를 정확히 아는 비율은 61.9%, 돈 계산 등이 가능한 비율은 43.6%였다.

 

◆ 장수 비결 1위는 소식…“요양시설 안 간다” 70.7%

 

100세 이상 고령자들이 꼽은 장수의 비결은 소식 등 절제된 식생활이 59.7%로 가장 많았다. 이어 규칙적인 생활 44.5%, 유전적 요인 32.1%, 낙천적인 성격 25.8%, 정기적인 운동 12.0% 순이었다.

 

실제로 재가 고령자의 86.9%는 평생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고 79.6%는 술을 마신 적이 없었다. 음주와 흡연을 모두 한 적이 없는 고령자는 75.8%에 달했다.

 

건강이 악화되거나 돌봄이 필요해질 경우에도 노인 요양시설에 입소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70.7%로, 입소 의향이 있다는 응답(29.3%)의 두 배를 웃돌았다.

 

시설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이유로는 가족이 직접 돌본다는 응답이 28.6%로 가장 많았다. 익숙한 집과 환경에서 지내고 싶다는 응답이 23.3%, 시설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정적 인식이 23.0%, 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는 응답이 21.2%였다.

 

현재 삶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33.1%였고 보통은 43.7%, 불만족은 23.3%였다.

 

◆ 100세를 넘긴 몸에서 벌어지는 일

 

한편 고령자들의 장수 비결 중에는 유전적 요인도 있다.

 

일본 오사카대 하시모토 고스케 부교수 연구팀은 1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110세를 넘긴 초장수인의 혈액에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특수 면역세포가 일반 고령자보다 많다는 분석 결과를 실었다.

 

연구팀은 70대에서 90대 8명, 100세 이상 10명, 110세 이상 10명 등 일본인 28명으로부터 혈액을 기증받아 T세포를 분리해 단일세포 수준에서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T세포에서 CD4 세포독성 T 림프구(CD4 CTL)가 차지하는 비율의 중앙값은 70∼90대 4.0%, 100세 이상 9.6%, 110세 이상 17.6%로 나이가 많을수록 뚜렷하게 높았다.

 

CD4 T세포는 보통 다른 면역세포의 활동을 돕는 역할을 한다. 반면 CD4 CTL은 CD4 T세포이면서도 그랜자임과 퍼포린 같은 세포독성 물질을 발현해 다른 세포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이례적인 T세포로, 평소 혈액 속 T세포의 5% 미만을 차지한다.

 

하시모토 부교수는 “CD4 CTL은 비전형적이고 상대적으로 드문 T세포 집단”이라며 “110세 이상 초장수인에게서 이 세포가 뚜렷하게 증가한다는 것은 극단적인 고령에서도 면역계가 어떻게 유지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포는 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었다. 하나의 T세포에서 증식해 생긴 같은 계통의 집단을 뜻하는 클론 가운데 가장 많은 클론이 CD4 CTL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33.3%였고, 100세 이상 참가자 한 명은 특정 클론 하나가 53.8%를 차지했다.

 

지속적인 항원 자극을 받으며 특정 계통이 반복 증식했음을 시사하는 흔적이다.

 

하시모토 부교수는 “면역 노화는 단순한 쇠퇴 과정이 아니다”라며 “특정 T세포가 선택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은 극단적인 고령에서도 면역계가 노화에 따른 위협에 계속 적응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CD4 CTL 증가가 초장수인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었다. 100세 미만 참가자 한 명이 전체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하시모토 부교수는 “이 연구가 혈액 속 T세포를 대상으로 한 분석이고 CD4 CTL이 많을수록 암에 덜 걸리거나 더 오래 산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실제 인체 조직에서 이 세포들이 어떤 표적을 인식하고 어떻게 기능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출처: Cell Reports, Kosuke Hashimoto et al., “CD4 CTLs in supercentenarians: Signs of adaptive expansion in healthy ag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