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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시’ 벌써 잊었나… 잔업규제 푸는 日

9월부터 月100시간까지 가능
다카이치, 재계 등쌀에 선회

일본 정부가 다음 달부터 잔업(시간외근로) 시간에 대한 일률적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과로사를 뜻하는 일본어 ‘가로시’(Karoshi)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될 정도로 심각했던 일본의 장시간 노동 문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1년 7월 12일 도쿄에서 마스크를 쓴 직장인들이 출근하는 모습. AP연합뉴스
2021년 7월 12일 도쿄에서 마스크를 쓴 직장인들이 출근하는 모습. AP연합뉴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모든 사업장에 대해 시간외근로를 월 45시간이 넘지 않도록 요구해 왔던 노동기준감독서의 지도 방침을 9월부터 철회한다. 이에 따라 최대 월 100시간, 연간 720시간의 시간외근로가 현실화할 전망이다.

일본 노동기준법은 노동시간을 하루 8시간, 주 40시간으로 정하고 있다. 다만 노사가 노동기준법 36조를 토대로 이른바 ‘36협정’을 체결하면 월 45시간, 연 360시간 한도의 시간외근로가 가능하다. 예측하기 어려운 업무량 증가 등에 대비해 월 100시간, 연 720시간까지 시간외근로를 인정하는 특별조항도 둘 수 있다.

 

지난 15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5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은 한때 연간 노동시간이 2000시간에 달해 세계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장시간 노동이 만연했던 나라다. 특히 도쿄대 졸업 후 일본 최대 광고 기획사 덴쓰에 입사했다가 월 105시간에 달하는 시간외근로에 시달리던 20대 직원이 2016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일본은 본격적으로 ‘일하는 방식 개혁’에 나서 시간외근로에 상한을 뒀다. 노동기준감독서는 특례조항이 있는 기업에도 시간외근무를 월 45시간 이하로 제한하도록 지도해 왔다. 장시간 노동이 일·가정 양립을 곤란케 하고 저출생 문제의 악화로 이어진다는 데 대한 사회적 공감대도 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손 부족 등에 시달리는 재계 반발이 이어졌고,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 직후 후생노동성에 노동시간 규제 완화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노동기준감독서는 사측이 노동자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불법적 시간외근로가 발생하지 않는지를 집중 점검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