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성착취물 등 불법 촬영물을 유통하는 사이트에 대해 수사기관의 직접 해킹이 가능해진다. 불법사이트 운영 계좌 거래정지 등 수익원도 전면 차단한다.
성평등가족부·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디지털 성범죄 대응 협의체’는 20일 이 같은 내용의 ‘불법 촬영물 유통 사이트 통합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협의체는 2018년부터 최근까지 확보한 3만4628개 불법사이트와 최근 5년간 27건의 수사자료를 심층 분석했다.
그 결과 사이트 6683개(19.3%)에 여전히 접속이 가능했다. 특히 한국어 운영 사이트 300개를 포함해 한국 관련 카테고리가 있는 사이트는 1316개였다. 이곳에 게시된 한국인 관련 영상은 215만개로 추정된다. 특히 일부 영상은 피해자의 이름, 연락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 신상정보까지 유포돼 심각성을 더했다.
정부는 처벌 강화 작업에 착수한다.
기존에 방조범으로 경미하게 처벌받던 불법사이트 개설·운영 행위는 도박장 개설죄처럼 독립된 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전국 4개 시·도경찰청(서울·부산·경기남부·전남경찰청)에 ‘불법사이트 특별수사팀’도 신설한다.
수사기관이 법원 영장을 발부받아 사이트에 접속해 원본을 지우고 증거를 확보하는 ‘능동적 방어제도’(합법적 해킹) 도입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영국과 호주에서는 법원에서 영장을 받아 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해당 내용을 삭제·수정하는 방법으로 운영 중”이라며 “(우리나라도) 서버지나 피의자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는 법원 영장에 근거해서 집행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원을 차단하기 위한 제재 방법도 촘촘해진다. 불법사이트 내 광고 게재를 금지하고, 특정금융거래정보법상 ‘강화된 고객확인제도’를 활용해 범죄에 활용된 계좌의 거래를 즉시 정지시킬 방침이다. 차단 후 도메인만 바꿔 재개설하는 ‘도메인 셔틀링’을 자동 탐지해 심의 없이 즉각 차단하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반복적으로 삭제 요구에 불응하는 해외 사이트에 대해서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피해 신고를 전달하고, 해외 호스팅·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사업자에 부처 공동으로 서비스 중단을 요청하는 등 국제 공조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올린 ‘불법촬영물 유통의 뿌리를 반드시 뽑겠습니다’라는 글에서 “해외에 서버를 두고 수사망을 피해 숨어 있더라도 가용한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끝까지 추적하고, 반드시 법에 따라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