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 동국대에서 아기를 출산한 직후 유기하고 숨지게 해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베트남 유학생 산모가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위기 임산부’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살인의 고의를 추정하는 법이 적용됐다는 주장이다. 영아 살해가 성인에 비해 가볍게 처벌된다는 지적 이후 법이 바뀌었는데 산모의 특수한 상황은 배제되었다는 취지다.
20일 취재를 종합하면 베트남 국적 20대 여성 A씨 측 변호인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제4조(아동학대살해·치사)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 달라고 14일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동국대 인근 건물에 아기를 유기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 사건에 적용된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 1항은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이 아동을 살해한 때에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2024년 이전까지는 이런 경우 영아살해죄가 적용돼 분만 직후 사망했을 때 10년 이하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일반 살인죄에 비해 가볍게 처벌된 것이다. 하지만 영아유기·살해의 심각성이 조명되면서 해당 법안은 삭제됐다.
A씨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해광의 노계성 변호사는 “법이 폐지되면서 위기 임산부 등이 사고로 아이를 낳아 숨지게 한 경우에도 살인죄나 아동학대특례법 위반 살해죄로 처벌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A씨에게는 (살해죄 성립에 필요한) 고의와 계획성이 없다”고 했다. A씨는 사건 당시 한국 입국 3일 만에 출산 예정일보다 한 달여 일찍 아기를 낳았으며 화장실에서 1시간 만에 급속 분만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출산 직후 과다 출혈로 인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웠기 때문에 살해죄를 적용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앞서 산모에게 사망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25년을 구형했는데, 법원은 “확정적 고의는 없었지만 유학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인식했다고 보인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경우 법원이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청하는 제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