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경찰관의 '셀프 종결' 의혹을 받는 제주 장미란(37)씨 장기 실종사건과 관련, 전문가들은 '성인실종법' 제정 등 제도적 보안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종 수사 권위자로 평가받는 이건수 백석대학교 경찰학부 교수는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성인실종법을 제정해 성인이 실종됐을 경우 어떻게 처리하고 수색하며 사건을 해제해야 하는지를 제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에는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만 18세 미만의 아동과 지적장애인, 치매 환자 등의 실종 사건을 처리하고 있으나 실종 성인에 대한 부분은 법률적 공백 상태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성인의 실종 신고에 대해 경찰은 '가출인 업무 처리 규칙'에 따라 '가출인'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수사와 적시 대응이 어려운 현실"이라며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나이 제한이 없는 실종법을 운영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또 "관련 제도가 마련된다면 단순 상황만으로 담당자가 범죄 여부를 판단하는 것 자체를 개선할 수 있고 적절한 경찰 수사와 관련 증거 확보 등 조치를 바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장씨 실종 사건에 대한 경찰의 허술한 초동 대응은 현 시스템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과거 고유정의 전남편 살인 사건 때에도 전남편에 대한 실종 신고에 대해 경찰이 가출인으로 보고 초기 조치를 늦게 했다"고 지적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성인실종법 제정과 더불어 국회 등 제3의 기관을 통해 실종자 수사 과정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성인 실종 사건 시스템의 허술한 틈이 있기 때문에 이번 장씨 실종 사건의 담당 경찰관이 이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3의 기관이 경찰의 실종 수사를 들여다보고 감시하도록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년 전 전북대 이윤희 실종 사건에서도 컴퓨터 기록이 삭제됐다는 게 나오면서 누가 삭제했는지, 왜 삭제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며 "그런데 경찰이 공개하지 않는 한 알 수 없기 때문에 제3의 기구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에서는 지난 5월 15일 오후 6시 43분께 장씨에 대한 실종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지만, 담당 경찰관인 A 경장은 신고 2시간 30여분 만인 오후 9시 16분께 사건을 자체 종결처리했다.
A 경장은 사건 종결 과정에서 장씨와 전화 통화 등 안전 확인을 하지 않았거나 상부 보고도 하지 않고 '셀프' 종결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도 관련 내용을 입력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경찰청은 담당자가 실종 사건 해제를 요청하면,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가 입력 내용을 확인한 뒤 최종 해제토록 '이중장치'를 마련하는 제도 개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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