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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이 무섭다”… ‘빚의 늪’에 빠진 위기의 중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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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줄었는데, 매달 대출 원리금 상환일은 꼬박꼬박 돌아오니 미칠 노릇입니다.”
서울 시내 한 은행 기업고객 상담 창구.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 기업고객 상담 창구. 연합뉴스

서울 동대문구에서 영세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김모(64)씨는 최근 어려워진 자금 사정을 설명하며 연신 한숨을 쉬었다. 얼마 전까지 이자만 갚아왔으나, 대출 기간이 길어지며 원금을 같이 상환하게 되면서 상황이 더 힘들어졌다. 그는 “그래도 우린 버티고 있지만, 주변에 더 힘든 업체들이 많다”며 “금리도 계속 오를 텐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국내 은행 원화 대출 연체율이 6월 말 기준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이 감소했으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튀어 오른 영향이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찍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56%로, 작년 동월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보면 2016년 0.71%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월 말(0.67%)보다는 0.11%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통상 분기 말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하는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6월 중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5조3000억원 규모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1년 전보다 크게 늘었다. 0.68%로 작년 동월 대비 0.08%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각각 0.22%, 0.82%로 1년 전보다 0.08%씩 상승했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2014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중소기업 중에선 중소법인 연체율이 0.92%로 작년보다 0.13%포인트 급등했다. 2016년 6월(0.94%) 이후 최고치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0.69%로 1년 전보다 0.03%포인트 올랐는데, 2012년 이후 가장 높다.

한 플라스틱 포장 용기 제조업체 원자재 창고에서 관계자가 물량을 파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플라스틱 포장 용기 제조업체 원자재 창고에서 관계자가 물량을 파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0.40%로 작년 동월과 올해 전월 대비 각각 0.01%포인트, 0.05%포인트 하락했다.

 

금감원은 “글로벌 금리상승 기조와 중동 상황 장기화 등 경제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향후 연체율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비용 부담 실태조사’에서도 최근 1년 이내 연체 경험은 없었으나 연체 위기를 겪었다는 응답이 20.0%에 달했다. 이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기 전에 실시된 조사다. 

 

특히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채무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28.1%가 채무부담을 느낀다고 답해 중기업(21.1%)과 격차가 컸다. 연체 경험이 있다는 1.8%도 모두 소기업·소상공인이었다. 

 

채무부담이 지속될 경우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에 ‘2년 이상’이라는 응답은 54.5%였다. 그러나 소기업·소상공인 중 ‘1년 미만’이라고 답한 비중은 27.4%에 달했다.

 

이민경 중기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채무부담의 가장 큰 원인이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악화인 만큼 하반기 내수 회복과 경기부양을 통해 상환 여력을 높이고, 금융권의 만기연장·상환유예와 정책금융 공급 확대 등 안전판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