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광복절 연휴 956mm에 달하는 기록적 폭우로 피해를 입은 거제시가 관광객 급감이라는 2차 피해에 직면했다. 21일 거제시에 따르면 걸그룹 리센느 효과로 올여름 방문객이 80% 늘었던 주요 해수욕장이 하루아침에 한산해졌고, 20주년을 맞은 거제섬꽃축제도 전면 취소됐다. 이에 피해 현장에서는 수해 복구 지원과 함께 침체된 지역 상권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 사흘간 956mm, 폭우로 사라진 모래사장
거제 해수욕장은 올여름 리센느 효과로 방문객이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하며 특수를 누렸으나, 광복절 연휴 폭우로 큰 타격을 입었다.
거제시 집계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내린 비의 누적 강수량은 956.1mm에 달했다.
집중호우 여파로 옥포동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아파트가 토사에 덮이면서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유튜브 영상 배경으로 유명세를 탄 덕포해수욕장은 모래사장이 성인 무릎 높이만큼 유실됐고 워터파크 시설도 파손됐다.
해변에는 산에서 떠내려 온 흙탕물과 토사, 쓰레기, 나뭇가지 등이 밀려들어 아름답던 해변을 가려버렸다.
거제시는 재난복구 통합지원본부를 24시간 가동하고, 육군 39사단은 거제와 통영 일대에 400여명을 투입해 토사와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으나 피해 규모가 커 복구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김만달 덕포리 이장은 “빨리 복구해 새 모습으로 휴양객들이 덕포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20주년 섬꽃축제, 준비하던 국화 2만4000주 침수
폭우 피해는 해수욕장에만 머물지 않았다. 거제시는 오는 10월30일부터 11월8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제20회 거제섬꽃축제를 취소했다.
주요 축제장인 거제시농업기술센터와 거제식물원 일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잔디광장 4377㎡와 농심테마파크 4000㎡가 물에 잠겼으며 대형 조형물 7종, 중형 18종, 소형 18종이 파손됐다.
화단과 화분에서 생육 중이던 국화 2만4000여주 역시 전량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영실 거제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으나 천재지변으로 취소하게 돼 안타깝다”며 “현재는 침수 구역 복구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내년에는 더욱 안전하고 아름다운 축제로 시민과 관광객을 맞이하겠다”고 말했다.
◆ "거제 야호" 한마디가 바꾼 올여름, 다시 “거제 야호” 재도약
거제시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관내 해수욕장 16곳을 찾은 누적 방문객은 56만72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31만1782명보다 80% 늘어난 수치로, 이미 작년 연간 총방문객 수를 넘어섰다.
방문객 급증의 기폭제는 거제 출신인 리센느 멤버 원이가 고향을 소개한 유튜브 콘텐츠였다.
해당 영상에서 원이가 “너 지금 이렇게 하고 거제 가잖아? 거제 시민들한테 혼나”라고 말하자 일본인 멤버 미나미가 “거제 야호”라고 답한 장면이 소셜미디어(SNS)에서 유행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1200만회를 돌파했다.
거제시는 지난 5월 리센느를 시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당시 원이는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을 홍보할 수 있음에 너무 감사드리고, 이제 거제시 홍보대사가 돼서 거제시를 홍보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밝혔다.
영상 확산 이후 덕포해수욕장은 주요 관광지로 자리매김했고, 한산했던 여차와 함목해수욕장 방문객도 예년 대비 최대 3배까지 증가했다.
리센느는 거제시에 수해 복구 성금 5000만원을 전달하며 관광 회복을 응원하고 있다. 기부금은 공식 팬덤 ‘리마인’ 명의로 전달돼 이재민 위로금과 시설 복구에 투입된다.
아울러 18일부터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용 기부 페이지를 개설해 모금을 이어가고 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리센느가 전해준 따뜻한 마음이 시민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될 것”이라며 “다시 거제를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미나미가 말한 ‘야호’(やっほ-)는 친한 친구나 지인 사이에서 가볍게 건네는 인사말로 “거제, 안녕”처럼 친근한 인사로 해석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