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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027 EPL 개막… 다시 타오르는 ‘축구 종가’ 전쟁 속 엇갈린 한·일의 명암

‘디펜딩 챔피언’ 아스널에 맨시티·리버풀 등 대항마 도전
새 사령탑 대거 가세… 예측 불허 판도 변화 예고
EPL 내 한국인 ‘0명’ 일본인 선수는 10명 씁쓸한 대비

세계에서 가장 뜨겁고 화려한 프로축구 무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한국시간 22일 오전 4시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디펜딩 챔피언 아스널과 승격팀 코번트리 시티의 맞대결로 9개월여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2026 북중미월드컵 이후 선수들의 휴식을 고려해 지난 시즌보다 한 주 늦게 개막하며, 33차례 주말 라운드와 5차례 주중 라운드로 구성됐다. 

 

개막 라운드부터 볼거리가 풍성하다. 22일에는 승격팀 헐시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홈으로 불러들이고 에버턴-크리스털 팰리스, 입스위치-선덜랜드, 노팅엄 포리스트-리즈가 맞붙는다. 23일에는 브렌트퍼드와 토트넘의 런던 대결에 이어 맨체스터 시티가 본머스를 상대하고 브라이턴과 애스턴 빌라가 만난다. 24일에는 뉴캐슬과 리버풀이 격돌하고 마지막 경기로 25일 풀럼과 첼시의 런던 더비가 열린다. 

 

아스널 선수들이 지난 16일 맨체스터 시티와 치른 2026∼2027 커뮤니티실드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아스널 선수들이 지난 16일 맨체스터 시티와 치른 2026∼2027 커뮤니티실드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최대 관심사는 아스널의 2연패 여부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은 지난 시즌 맨시티를 7점 차로 따돌리고 22년 만에 EPL 정상에 올랐다. 세 시즌 연속 준우승의 한을 풀며 ‘도전자’에서 ‘챔피언’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뉴캐슬에서 브루누 기마랑이스를 7500만파운드에 영입해 중원을 강화했고 크리스토스 촐리스도 가세했다. 감독 교체가 유난히 많은 올 시즌, 7년 가까이 팀을 이끈 아르테타의 안정감도 큰 무기다. 다만 이제는 모든 상대가 아스널을 잡기 위해 나선다는 점에서 지난 시즌보다 어려운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가장 강력한 대항마는 역시 맨시티다. 하지만 익숙했던 맨시티와는 다르다. EPL 6회 우승을 이끈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떠나고 엔초 마레스카가 지휘봉을 잡았다. 여기에 중원의 핵 로드리마저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대신 잉글랜드 미드필더 엘리엇 앤더슨을 거액에 영입했다. 엘링 홀란이라는 확실한 득점원이 건재하지만 ‘포스트 과르디올라 시대’의 첫 시즌이라는 불확실성을 얼마나 빨리 지우느냐가 왕좌 탈환의 열쇠다. 

 

리버풀과 맨유, 첼시도 우승 경쟁의 변수다. 지난 시즌 5위에 그친 리버풀은 아르네 슬롯 대신 안도니 이라올라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특히 오랫동안 공격을 책임졌던 모하메드 살라를 비롯해 앤디 로버트슨, 이브라히마 코나테가 떠나면서 대대적인 세대교체에 들어갔다. 플로리안 비르츠와 알렉산데르 이삭을 중심으로 공격력을 재건하는 동시에 완전히 달라진 수비진의 조직력을 얼마나 빨리 끌어올릴지가 관건이다. 

 

지난 시즌 3위로 부활한 맨유는 마이클 캐릭 감독 체제에서 한 단계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유리 틸레만스와 안드레이 산투스로 중원을 보강했고 임대 생활을 마친 마커스 래시퍼드의 부활도 기대한다. 브루누 페르난데스를 중심으로 지난 시즌 얻은 안정감을 유지한다면 아스널과 맨시티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첼시는 ‘다크호스’다. 지난 시즌 10위로 추락했지만 사비 알론소 감독을 선임했고 애스턴 빌라에서 모건 로저스를 1억1700만파운드에 데려오는 등 또 한 번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유럽클럽대항전에 출전하지 않아 리그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 시즌 4위 애스턴 빌라와 로베르토 데 제르비 체제에서 반등을 노리는 토트넘까지 가세하면 상위권 경쟁은 더욱 혼전이 될 전망이다. 

 

다만 국내 팬들에게 이번 시즌 EPL 개막은 마냥 설레지만은 않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계보가 끊어질 위기다. 토트넘의 양민혁(베스테를로)과 브라이턴의 윤도영(마그데부르크)은 또 임대를 떠났다. 김지수(브렌트포드)와 박승수(뉴캐슬)가 남았지만 1군 전력이 아니라 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 사이에 일본인 프리미어리거는 현역만 10명이 될 예정이다. '멀티 플레이어' 도미야스 다케히로는 크리스털 팰리스와 계약해 EPL로 돌아왔다. 승격팀인 헐 시티와 입스위치 타운은 각각 모리타 히데마사와 마에다 다이젠을 품었다. 애스턴 빌라는 '일본 수문장' 스즈키 자이온 영입을 곧 발표한다.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엔도 와타루(리버풀), 가마다 다이치(팰리스)도 건재하다.공격, 미드필더, 수비 전 포지션에 걸쳐 주전급으로 활약하는 일본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EPL 내 아시아 축구의 중심축이 완전히 일본으로 이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